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고강도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나서는 가운데 조직 안팎의 반발에 직면했다. 내부 직원들이 대거 사임한데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 정부효율부 소속 공무원 21명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이 입수한 공동 사직서에 따르면 이들은 "우리는 기술자로서 기술을 사용해 정부 핵심 시스템을 손상하거나, 미국인의 민감한 데이터를 위험에 빠트리거나, 중요한 공공서비스를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효율부의 행동을 수행하거나 정당화하는데 전문성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머스크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구조조정을 위해 영입한 인물 다수가 관련 기술이나 경험이 없는 정치 이념가들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는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행정부 전반에 걸쳐 헌법에 대한 선서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더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집단 사임한 직원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 설립된 전자정부 추진 기구인 '미국 디지털서비스' 직원들로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고위직 출신이다. 그간 머스크 CEO 주도 연방 정부 예산 삭감·규모 축소 작업에 공무원 노조 미국공무원연맹(AFGE) 등이 소송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정부효율부 내부에서 집단으로 반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에 따르면 직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 날 백악관 방문증을 패용한 사람들이 자격과 정치적 충성심 등에 관한 인터뷰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보안 위험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또 인터뷰 담당자들이 기술적 능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이후 디지털서비스 직원 40명이 해고됐고, 남은 65명은 정부효율부에 통합됐다. 이들은 이로 인해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비판하는 데 소극적이던 공화당에서도 최근 머스크 CEO의 정부효율부에 대한 의문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 CEO가 최근 연방 공무원들에게 업무 성과 5가지를 보고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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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맥코믹 하원의원(조지아주)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정부와 입법부가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삶이 뒤집힌 연방 공무원들에게 연민을 보여야 한다고 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주)은 머스크 CEO가 최근 연방 공무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제퍼슨 반 드류(뉴저지주) 하원의원은 "내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가 쇠망치가 아닌 수술용 메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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