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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정부와 의료계, 이제는 협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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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정부와 의료계, 이제는 협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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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오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8개월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비상계엄 포고문에까지 등장하는 사직 전공의들과의 '전쟁'에서 나름 점수를 따면서 국정 지지율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오던 때다.


그로부터 1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혁을 달성하겠다던 대통령은 스스로를 탄핵 위기에 몰아넣었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자 정부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의료계에 사과하며 대화를 호소했다. 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실리에 이어 명분까지 놓쳤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휴학생들의 복학 등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교육 환경 변화에 대비하겠다며 '의과대학별 맞춤형 교육 지원방안'을 연구하겠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개강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6개월간 2030년까지의 교육과정 혁신 모델을 세우겠다는 얘기다.


한가롭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방안에는 40개 의과대학의 환경을 분석하고 교육 혁신 사례까지 찾겠다는 목표도 담았다. 의료계가 여전히 증원 '0명'을 요구하고 대학들이 탄핵심판이라는 정치적 변수까지 눈치 보는 상황에서 세금을 들여 용역까지 벌일 일인지 의문이다.


지금 의료계는 또 다른 '‘대란'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도 전체 의대 정원을 결정해야 하는데, 각 대학이 정원 규모를 교육부에 제출하고 입시 요강을 확정하는 시기가 3~4월에 몰려 있어 남은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대로 새 학기가 시작하면 수업 대란도 불 보듯 뻔하다.


의대생들이 3월에 복학하지 않고 올해 신입생들까지 수업을 거부하면 내년에는 무려 3개 학년이 한 번에 수업받는 상황에 놓인다. 2000명 증원에 맞춰 각 대학이 준비했던 교수 충원과 시설·장비 확보 계획마저 다시 짜야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필수의료 시스템 붕괴도 초읽기다. 의정갈등 이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환자가 지난해 2월 이후 6개월간 3000명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마저도 의료공백을 메우려고 지방자치단체 기금을 포함해 3조3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쏟아부은 결과다.


정부와 의료계에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지금 상황이 한 달만 더 이어져도 의정갈등은 2라운드로 넘어간다. 앞으로 겪을 의료 붕괴, 교육 대란의 피해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각 대학이 결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겠다는 정부의 제안이 만능키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현실적 해법을 내놓고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는 시작일 수는 있다.


의대정원을 놓고 2년째 공전만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의료계도 '‘의대 증원 백지화'만 고집할 게 아니라 대화에 나서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하는 게 순리다. 정부는 내년 의대정원을 증원 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각 대학 총장이 내년도 의대 정원을 정할 때 의대 학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관련법 개정안 부칙으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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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갈등이 아니라 타협의 시간이다. 필수의료를 정상화하고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노력인 만큼 정부와 의료계는 이제라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1년간 밀어붙인 정부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은 의료계 모두 무너진 신뢰부터 쌓을 때다. 국민들이 이미 너무 큰 고통을 받았다. '개혁'을 앞세워 추진한 일들이 N수생과 사교육비 증가라는 어이없는 결말로 끝나지 않게 해달라.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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