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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판 자금 고갈에 신탁사 손실 눈덩이…유령건물 속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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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채권 대손충당금 1년 만에 1.8배 ↑
"책임준공형 사업 손실에 대손충당금 커져"

건설판 자금 고갈에 신탁사 손실 눈덩이…유령건물 속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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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탁사의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규모가 1년 만에 1.8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현장에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어난 여파가 신탁사로 옮겨붙고 있다. 책임준공의 의무를 진 신탁사가 시공사에 대출하는 자금이 커진 반면, 이 돈을 회수하기는 더 어려워지면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중단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시각까지 나온다. 전국 각지에 짓다 만 '유령 건물'이 속속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이 설정한 대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1조6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기준 8804억원과 비교하면 1.82배 증가한 수치다.


건설판 자금 고갈에 신탁사 손실 눈덩이…유령건물 속출하나

신탁사 대손충당금 잔액 급증

신탁사별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잔액을 보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36억원에서 1년 사이 369억원으로 10배가량 급증했다. 대신자산신탁도 같은 기간 60억원에서 308억원,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무궁화신탁도 223억원에서 9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교보자산신탁으로 1029억원에서 3476억원까지 늘었다. KB부동산신탁도 1590억원에서 3441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다만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2103억원에서 1477억원으로 전체 국내 부동산신탁사 중에서 유일하게 대손충당금 잔액 규모가 감소했다.


건설 공사를 하는 시공사의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자기자본으로 돈을 빌려주는 신탁사들이 많아진 결과다. 최근 신탁사가 자기자본으로 한계 시공사에 대여하는 신탁계정대여금(신탁계정대)은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2023년까지만 해도 4조855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7조7000억원까지 불었다. 자기자본 대비 131.7%에 달한다. 이 중 다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하는데, 신탁사들이 부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에 자금을 대여한 만큼 대손충당금의 규모는 전보다 더욱 커지게 됐다.


최근 신탁사가 책임준공이나 신용보강을 약속하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사업이 늘어난 여파도 대손충당금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신탁사들은 고수익을 누리기 위해 고위험에도 경쟁적으로 이 사업 방식으로 수주했다. 그런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 시장이 활발했던 때 착공했던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준공 기한이 돌아오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고금리,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시공사에 위기가 찾아오자 책임준공을 해야 하는 신탁사가 자기 돈을 통해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이 2023년 기준 1029억원에서 지난해 3475억원까지 급증했다. KB부동산신탁도 같은 기간 1590억원에서 3440억원으로 뛰었다.


건설판 자금 고갈에 신탁사 손실 눈덩이…유령건물 속출하나

막대한 대손충당금에 눈덩이 손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다 보니 부동산 신탁사의 영업이익도 곤두박질쳤다. 앞으로 돌려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이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았기에 손실이 커졌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1219억원의 매출액에도 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KB부동산신탁도 13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069억원으로 나타났다. 인력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14곳의 임직원 수는 2775명으로 전년 2961명과 비교할 때 약 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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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사업에서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서 대손충당금이 커졌다"면서 "자금을 대던 대주단에서 자신의 손해에 대해 법적인 책임까지 신탁사에 지우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위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신탁사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책임준공을 이행하려고 했는데 이젠 대주단까지 압박을 하면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며 "자금을 투입하고 향후 회수하는 방향에서 사업을 중단하고 소송을 하거나 위약금을 내는 방안 중 어떤 게 더 이득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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