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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GH 사장 "재개발에도 지분적립형 주택…자금 걱정없이 새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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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GH 사장 인터뷰
지분적립형 주택 활용 땐
초기 부담 없이 지분 20%
나머지는 점진적으로 매입
재정착률 높이는 데 도움될것

"30대 젊은이들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민생 현안까지 다 빼버릴 생각을 하는지…."


지난 20일 경기도의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 ‘광교 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 투자사업 추진 동의안’은 끝내 상정되지 못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줄 ‘광교 지분적립형 주택 사업’도 수개월 뒤로 밀렸다. 의회가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제출한 11개의 논의 안건을 모두 보이콧(Boycott)한 결과다. 이날 아침부터 "이 건은 꼭 올려야 한다"고 간곡하게 요청했던 김세용 GH 사장은 답답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26일 경기 수원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오는 4월 예정된 임시회에서 이 안건이 처리된다고 해도 두 달이 밀리는 것"이라며 "지난해 12월에도 한 차례 미뤄진 바 있으니, 기다리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1년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되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세용 GH 사장 "재개발에도 지분적립형 주택…자금 걱정없이 새 아파트" 26일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수원 GH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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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건은 광교 A17블록의 기존 공공임대주택 600가구 중 240가구를 지분적립형(전용 59㎡)으로, 360가구를 일반 공공분양(전용 84㎡)으로 변경해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A17블록은 수원시 원천동 일대로, 광교신도시에서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과거 수원법조타운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GH는 여기에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급한다. 이 주택은 초기에 20~40% 지분만 취득하고 20~30년 동안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내 집을 마련하는 주택이다. 올해 착공해 2028년 입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계획 발표 후 젊은이들, 신혼부부, 무주택자들의 기대가 컸다.


집값이 너무 비싸서 김 사장이 착안한 사업이다. 내 집 마련의 꿈도 꾸기 힘들어진 젊은이들이 적은 돈으로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서울의 평균 거주 기간이 2년에 불과한데, 전세를 살더라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누구나 1억~2억 원 정도로 내 집 정도는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의 주거가 불안하면 국가 과제인 저출산을 더욱 촉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GH는 수도권 3기 신도시 등에 지분적립형 주택 약 1만1000가구를 내놓는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광명 학온지구에서 첫 공급이 시작된다.


김 사장은 재개발 사업에도 지분적립형 주택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그는 "GH가 시행자로 참여하면 공공과 민간이 공동 시행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민간 조합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 분양 물량을 늘리는 게 더 이득이니까. 하지만 공공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수용할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이 재개발 지역에도 도입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됐다. 2023년 7월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이 기존 대비 최대 120%까지 완화됐다. 같은 해 12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공재개발 주택 일부를 공공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어 지난해 7월 경기도 조례가 개정되면서 재개발에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이 가능해졌다. 공공재개발에서 확보된 추가 용적률의 25%를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 사장은 재개발 지역 주민 정착률이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빌라 거주자들이 재개발 후 아파트를 분양받으려 해도 높은 초기 분양가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활용하면 빌라 매각 자금으로 아파트 지분 20%를 확보한 뒤 나머지를 점진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며 "재정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탁소나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은 몇십 년간 쌓아온 단골이 있는데, 재개발로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하면 생활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며 "지분적립형 주택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현재 재개발 지역 주민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다"며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세용 GH 사장 "재개발에도 지분적립형 주택…자금 걱정없이 새 아파트" 26일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수원 GH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김 사장은 지분적립형 주택뿐만 아니라,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모듈러 주택 공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미리 집의 일부를 만들어 와서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건물이다. 이미 동두천 25층 규모 모듈러 건물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도의회 의결도 마친 상태다. 김 사장은 "이제 착공 일정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2023년 7월 준공한 용인 기흥구 영덕의 모듈러 주택 단지를 찾아 입주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며 "기존 주택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불편함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가 직접 현장을 찾아간 이유는 품질과 거주 만족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GH는 신도시에 2030년까지 모듈러 주택 1만1000가구를 도입할 계획이다.


시니어 주택에 대한 논의도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익숙한 동네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요양원이나 병원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GH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단지 내에 요양시설과 병원을 함께 배치하는 ‘에이징 인 커뮤니티(Aging in Community·AiC)’ 개념을 도입하려 한다. 도의원들과 협력해 이 개념을 반영한 시니어 주택 조성을 위한 관련 조례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신도시 개발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세용 GH 사장 "재개발에도 지분적립형 주택…자금 걱정없이 새 아파트"

대담=황준호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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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최서윤 기자




수원=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수원=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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