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보수' 논란에 "세상은 흑백 아냐…회색도 있는 것"

21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오로지 진보, 보수만으로는 국가살림 못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중도보수 정당' 논란에 "세상은 흑백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색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19 김현민 기자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명색이 국가 살림을 하는 정당이 어떻게 오로지 진보, 오로지 보수로 운영할 수 있겠냐"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표는 "예를 들면 안보와 경제는 보수적 인사가 보수 정책을 하고 사회, 문화 영역은 진보 인사가 진보적으로 집행하면 된다"며 "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진보적 정책을 기본으로 깔고 보수적인 정책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은 진보에서 보수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상황에 따라 보수 색채가 강조될 수도, 진보 색채가 강조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도보수' 행보에 대해 "분배와 공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성장 자체가 마이너스로 가는데 살아남아야 행복한 삶도 가능하지 않냐"며 "성장이 정말 중요한 시기이고 회복이 정말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보수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여당을 형용모순의 의미가 담긴 '뜨아(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비유하며 "지켜야 할 가치를 지켜야 하는 정당임을 내세우면서 범죄에 동조하고 헌법 가치 파괴를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보수라고 하니까 보수 입지를 뺏길까 봐 난리 치지 말라"며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고, 정책을 바꾸고 사람도 바꾸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전날 국정협의회에 대해 이 대표는 "늦었지만, 논의의 성과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시기와 규모, 세부내역은 실무협의로 정하기로 했는데 빠른 시일 내 추경안이 확정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