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해석·비판 불허…극단적 배타성"
"팬덤 층 낙점 받고자 영혼까지 팔아"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 교체 고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팬덤 정치'가 민주주의의 적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12일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공격하다"라는 문장으로 운을 뗐다. 그는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팬덤 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 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 됐다. 민주주의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과 비판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팬덤이 형성되면 일종의 종교 집단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 경쟁하는 상대와 정당을 이단시하고 내부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불허하며 극단적인 배타성을 뿜어내기도 한다"며 "최악의 경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여주듯 우리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제도와 틀을 송두리째 의심하고 파괴하려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자정 노력이 없다면 우리는 모두 예외 없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의 품격과 철학"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임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이 체포 당일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신문이나 방송 대신 유튜브를 많이 보라'고 했다는 보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포퓰리즘과 네거티브의 유혹은 치명적"이라며 "얼마나 많은 정치인이 팬덤 층의 낙점을 받기 위해 영혼마저 팔고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어디 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며 "정치인이 팬덤의 영지를 벗어나 관용과 포용, 절제와 인내로 자신을 연마할 때 비로소 국민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교체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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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 전 실장은 민주당 내부 및 이재명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해오고 있다. 지난 3일에는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상대는 30대 젊은 대표를 세우고 막판 단일화까지 하며 안간힘을 다했지만, 우리도 그렇게 간절했는지는 모르겠다"며 "공식적인 대선 평가를 하지 않고 곧바로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에 출마했다.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떠넘겼고, 지금까지도 문 정부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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