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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공장을 미국으로 다 옮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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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노골적일 순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관세의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다. 우방도, 동맹도 가리지 않는다.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 경쟁력을 깎겠다는 의도뿐 아니라, 중국에 빼앗긴 제조업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큰 그림이다.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덤이다. 모두가 조마조마하느라, 누구도 그를 막지 못하는 형국이다.


[초동시각]공장을 미국으로 다 옮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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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겨냥해 관세의 포문을 열었고, 철강을 시작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당장 내달 4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된다.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도 추가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돼 우리 산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제철이 공들여온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거부하고, 합작 등 투자로 방향을 우회하도록 만들었다. 수입산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버린 '러스트벨트'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그의 의지가 다시 한번 명확해졌다.


우리 기업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미국 내 생산설비를 확대하는 전략이 현재로선 최선의 대책인 듯하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 설립을 타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철소에서부터 철강 제품, 부품·소재, 자동차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따졌을 때 꽤 효과적이다. 하지만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는 소재 사업마저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으로, 심각한 신호다.


미국 공장이 늘어나면 기술 유출이나 경영 자율성 침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이 생산시설을 ‘볼모'로 잡고 통상 압력을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내 투자 위축과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제조업은 이미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점점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국내 제조업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년 연장, 주 4일제 도입 등도 국내 생산성 유지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해외 생산 확대만이 유일한 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국내 제조업을 지켜낼 방법을 고민할 때다. 정부와 여야는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K칩스법'과 '반도체특별법',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생산시설을 유지하도록 돕고, 연구개발(R&D) 투자 지원을 확대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자간 협력과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회귀 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우리 기업들도 생존하기 위해선 단순히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초격차 기술 개발,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인공지능(AI) 및 로봇 공정 확대 등 지속적인 실행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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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 전 앞다퉈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던 기업들이 있다. 바로 배터리 3사다. 당시 계획했던 공장들이 올해 속속 가동에 들어간다. 이들은 앞으로 3년간 미국 등에 66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새로 만들어질 일자리만 5만7000개에 달한다. 지역경제를 살린 효자 기업이 될 것이다. 이는 민관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효자 기업이 오기만 바랄 텐가.




오현길 산업IT부 차장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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