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전남대 교수 발언 입길
"외로운 늑대, 희망 갖지 말라"
국민의힘 "선민의식으로 재단"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서울서부지법 사태를 옹호하는 청년들을 '외로운 늑대'로 빗대며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지난 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저들을 어떻게 민주당에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잘못됐다. 어떻게 하면 소수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0년대생 이후 문화적 자유주의, '차이가 희망'이라고 말하는 일군의 청년이 있다"며 "그 상황을 못 따라간, 민주주의 훈련이 안 된, 지체된 의식을 가진 친구들이 자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로운 늑대들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군가를 추종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쉽게 조직화된다"며 "머리는 누구보다 많이 굴리지만, 사유는 없고 계산만 있다. 이건 고쳐지지 않는다. 희망을 갖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곧장 비판이 나왔다. 11일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2030세대를 바라보는 비뚤어진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의식이 지체된 건 철 지난 선민의식으로 자식 세대를 재단하는 민주당의 86세대 운동권 세력"이라며 "국가 미래를 위해 한겨울 길거리로 나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정치권을 향해 외치는 청년들의 절규가 민주당의 눈과 귀에는 '사유가 없고 계산만 있는' 내란 동조로 보이나"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수단이며 청년들은 이 국가의 미래, 곧 정치의 목적"이라며 "권력을 향한 욕망과 상대 진영을 향한 악의만 남은 민주당, '사유 없고 별거 아닌 사람들'의 힘이 무엇인지 똑똑히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이전에도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가 이어지던 지난해 12월 당시 "2030 남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며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박 원장을 향해 "철학과 교수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으나, 박 원장은 "(여성들이 많이 나온다는 게) 얼마나 철학적이냐"며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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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9월 125만 권리당원 교육을 담당할 컨트롤타워인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에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를 낙점한 바 있다. 박 원장은 지난 2022년 9월 당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 정당에 몸담는 것에 부담을 느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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