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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4200포 기부한 월곡2동 ‘얼굴 없는 천사’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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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쌀 보내기 어렵다”…이 한마디에 주민들 나서
'얼굴 없는 천사' 선행이 주민들에 이어져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들이 '제2의 얼굴 없는 천사'로 나섰다. 얼굴을 감춘 채 소외이웃을 위해 2011년부터 해마다 쌀 300포를 보낸 월곡2동 ‘얼굴 없는 천사’를 대신해서다.

쌀 4200포 기부한 월곡2동 ‘얼굴 없는 천사’에게 무슨 일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들이 '제2의 얼굴 없는 천사'로 나섰다. 11일 이승로 성북구청장(앞줄 중앙)과 월곡2동 주민들이 쌀 300포를 나른 후 14년 간 선행을 베풀어 준 '얼굴 없는 천사'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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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쌀을 보내드리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 직원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해마다 그맘때면 오는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해마다 20kg 포장 쌀 300포를 주민센터로 보낸 그 천사다. 그는 해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채 “어려운 분들이 명절을 날 수 있도록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동안 그는 소외이웃을 위해 총 4200포, 무게 84t, 시가 2억2000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해왔다. 월곡2동 주민들은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날이면 주민센터로 모여 새벽어둠을 뚫고 도착한 트럭에서 쌀을 내렸다. 300포 쌀을 나르는 긴 줄이 뿜어내는 입김은 색다른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얼굴 없는 천사에게 어떤 사정이 생긴 걸까. 주민들은 기부 천사에 대한 걱정과 함께 그동안 쌀을 지원받아왔던 저소득가구에 대한 염려가 앞섰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이 제2의 얼굴 없는 천사가 되기로 한 것이다. 오랜 시간 이어진 천사의 선행이 월곡2동의 나눔 기부 문화로 자리 잡고 함께 계승하자며 지난달 17일부터 ‘월곡2동 마을 천사 온기나눔 사업’ 캠페인을 진행했다. 취지에 공감한 월곡2동 주민, 관내 직능단체, 금융기관, 마트 등이 팔을 걷고 나섰다. 혼자서는 버거운 큰 금액이지만 지역사회의 따뜻한 마음이 모인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기부 릴레이를 이어갔다.


월곡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윤재성)는 협의체 기금을 활용해 백미를 지원하며 지역사회 기부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월곡2동 주민자치회(회장 하광용)도 천사의 나눔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 지역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실천이라는 공감 속에 마음을 모았다. 지역의 금융기관(월곡 새마을금고)과 마트(제이엘마켓탑), 기업(동아티엔에스), 개인 기부자 등도 동참했다.


얼굴 없는 천사가 심은 나눔의 선한 영향력 덕분에 캠페인 시작 보름여 만에 백미 300포(10kg짜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제2의 얼굴 없는 천사들이 마련한 쌀 300포는 11일 오전 월곡2동 주민센터에 전달됐다.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월곡2동 주민센터에서 앞에서 멈추자 주민 40여명이 쌀을 날랐다.


쌀을 모두 내리고 난 후 주민들은 지난 14년 소외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며 지역에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고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긴 ‘원조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월곡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윤재성 위원장은 “천사를 대신해 쌀을 모금운동을 진행하며 모두의 마음에 천사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은 물론 천사가 어려움이 없으신지, 행여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도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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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 속에서도 천사의 쌀 나눔 현장을 해마다 챙겨왔던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주민들께서 천사를 대신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모으고 쌀 300포를 모은 미담의 선순환 자리에 함께해 감격스럽다”면서 “앞으로는 주민과 행정이 제2의 얼굴 없는 천사가 돼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성북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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