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제외 영업익 1조323억…26%↑
국내 소비 침체에도 쿠팡 직거래로 매출 선방
올해 국내 메가 히트작 앞세워 글로벌 확장
CJ제일제당이 극심한 내수침체 속에서 1년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K-푸드 신영토 확장으로 국내 식품 사업 부진을 만회한 데다 바이오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에도 국내 메가 히트작을 앞세워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을 제외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매출 4조4750억원, 영업이익 2199억원을 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39.2% 증가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매출 17조8710억원, 영업이익 1조323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 늘어나며 1년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매출은 0.1% 감소했다.
사업별로 보면 핵심인 식품 부문의 경우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늘어난 11조3530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6201억원으로 5.3% 줄었다. 국내 사업의 경우 매출이 5조7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내수 침체로 소비 부진이 이어졌다. 다만 햇반 등 주요 가공식품의 견조한 성장과 쿠팡 직거래 재개로 사업의 부진이 일부 상쇄됐다.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 5조58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해외 식품 매출이 전체 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2%에 이르게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주력한 'K-푸드 신영토 확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유럽, 호주 등 주요 권역에서 성장을 이어갔고, 글로벌전략제품인 김치(+38%), 냉동밥(+22%), 만두(+18%)의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는 4조713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북미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비고 만두는 2위 브랜드와 3배 이상 차이 나는 선두를 유지했으며,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 또한 1등 지위를 한층 공고히 했다. 특히, 유럽은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프랑스, 스페인 등 신규 국가로의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유럽 대형 유통채널에서 판매 제품을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 호주에서는 울워스에 이어 콜스, IGA에 입점하는 성과를 이루며 현지 주요 유통업체 매장 수의 80%에서 비비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식품사업 부진에도 전사적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바이오사업 부문 덕분이다. 바이오사업은 지난해 매출 4조2095억원, 영업이익 33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34.3%나 올랐다. 트립토판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 확대와 스페셜티 품목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알지닌, 발린, 이소류신, 히스티딘 등 고부가가치 품목인 스페셜티 제품의 매출 비중은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21%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조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이스트엔리치’가 글로벌 대체육·조미소재 제조사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스페셜티 품목 성장을 견인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피드앤케어(Feed&Care)는 2조3085억원의 매출과 7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축산 판가 상승 영향과 생산성 개선 등 제조원가 안정화 노력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소바바치킨’에 이어 ‘통새우만두’ 등 국내 ‘메가 히트 상품’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에 위치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과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유럽의 헝가리 공장을 통해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은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판매를 지속 확대한다. 특히, 수년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떨어졌던 라이신 가격이 EU 반덤핑 관세 부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반등하는 추세인 만큼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지금 뜨는 뉴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