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저격한 언론인은 퓰리처상 수상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리스트 공개 저격
머스크·부통령 역시 기자 공격
막가는 미 정부, 미 수정헌법 1조는
언론 자유 제한하는 입법 금지 하란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정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유진 로빈슨의 실명을 거론하며 "무능하다"며 "즉시 해고돼야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로빈슨이 국제개발처(USAID)의 쓰레기와 사기, 부패를 한심한 급진 좌파적 편견으로 정당화하려고 애쓰는 것을 보는 게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인 로빈슨은 '공화당 의원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주요 상원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부적절한 후보자들의 인준을 막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USAID를 해체하려는 데 대해 맞서지도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특정 기자들을 공개 저격했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하는 주류 언론사들과 대립해왔다. 행정부 차원에서도 재무부와 국무부가 각각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와의 구독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도 청사 내 각 언론사의 기자실 자리를 순환 배치한다는 명목으로 NYT를 비롯한 주요 매체 4곳에 퇴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다는 평가를 받는 머스크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탐사보도 기자 캐서린 롱을 저격했다. 롱은 전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20대 직원인 카토 엘레즈가 인종차별적인 SNS 계정과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이 이와 관련해 백악관에 문의한 뒤 엘레즈가 사임했다고 롱은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역겹고 잔인하다"며 롱이 즉시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엘레즈의 일부 게시글에 명백히 반대하지만,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치지는 말아야 한다"라고 가세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