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특사·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만 사전 인지
지난주 트럼프 만난 공화당 "전혀 언급 안 해"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주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해 언급하기 전까지 발표 내용이 담긴 문서로 공식화되지 않았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 인사들도 기자회견 내용을 TV로 보고 충격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5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한 중동 정책 고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여러 관리들이 이번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른 백악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가자지구 구상을 사전에 인지한 사람은 최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도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친구이기도 한 부동산 사업가 출신 위트코프 특사가 지난주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해 전쟁으로 황폐해진 현지 상황을 전하며 그곳이 더이상 살 수 없는 곳이란 견해를 전달했다고 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위트코프의 이러한 견해가 대통령이 가자지구 구상을 발표하는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주무장관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조차 과테말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방송을 보고 이 내용을 처음 안 것으로 전해졌다. 루비오 장관은 위트코프가 중동 특사로 임명된 이후부터는 중동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기자회견에 앞서 이뤄진 이스라엘 당국자들과의 회담에 전화로 참여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국은 가자지구를 이끌고 다시 아름답게 만들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가자지구 휴전을 포함한 중동 문제를 논의했던 공화당 의원들도 가자지구 휴전과 중동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번 가자지구 구상과 관련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 공화당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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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재건 계획이 전문가과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본인이 전부터 직접 고안한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전문가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낸 아이디어로 정부 주요 정책을 구상해왔는데, 이번 가자지구 구상도 이러한 그의 전형적인 정책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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