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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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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6일까지 갤러리현대서 전시
평면→다차원 회화 해체 재조명
'공심(空心)' 3부작 등 최초 공개

“허상의 그림이 아닌 공간의 영역을 소유한 실상으로서 회화의 옷을 입고 빛 앞에 서자!" - 신성희, 작가 노트 '평면의 문: 캔버스의 증언'(2005)

평면 캔버스 회화의 해체를 통해 다차원적 공간을 구축하는 회화로 주목받은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가 3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1988년 프랑스 파리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당시 내한해 선보인 첫 전시 이후 이번이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그의 10번째 개인전이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신성희 작가. 갤러리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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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평면에서 다차원으로의 회화 해체를 추구해온 신성희의 작업 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신성희 작업 세계의 정점인 ‘누아주(엮음 회화)’ 시리즈를 중심으로 10년 주기로 작업 세계에 큰 변화가 있었던 작가의 40여 년의 예술 여정을 회고할 수 있는 주요 작품 32점을 소개한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신성희 '공심(空心)' 3부작(1971)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1971년 '제2회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은 '공심(空心)' 3부작(1971)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다. 당시 23세의 나이로 작가가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그 외에 1990년부터 작고한 해인 2009년까지의 주요 작업들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됐다.


전시작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작가가 선보인 ‘꾸띠아주(박음 회화)’, ‘누아주(엮음 회화)’ 위주로 구성됐다. 평면 추상을 해체해 박음질하거나 엮고, 꼬는 방식으로 캔버스의 2차원적 평면을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신성희 '공간별곡'(2009). 갤러리현대 제공

전시장 1층 중앙 벽의 '공간별곡'(2009)은 '누아주' 시리즈 중 가장 큰 규모다. 서너 점의 평면 추상 회화를 해체해 다시 엮어 새로운 3차원 작품을 완성했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왼쪽 작품이 신성희 '회화로부터'(2009). 갤러리현대 제공

1층 전시장 중앙의 '회화로부터'(2009)는 '누아주'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다. 작가는 캔버스에 액션 페인팅 스타일의 추상회화를 그린 뒤 캔버스를 뒤집어 일정 간격으로 선을 그어 가위로 잘라냈다. 이후 잘린 색 띠를 작업실 한쪽에 걸고, 거미줄로 집을 짓듯 직관적으로 직조해 입체 회화를 완성했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신성희, 파리 개선문 프로젝트 프로토 타입 이미지(2009). 갤러리현대 제공

초대형 규모로 제작해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 내거는 전시를 계획했으나, 실행 단계인 2009년 갑작스레 작고하면서 미완에 그쳤다.

"평면 뚫고 나온 입체적 美"…갤러리현대,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 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1994). 갤러리현대 제공

지하 전시장에는 '꾸띠아주' 시리즈의 대표작인 '연속성의 마무리' 3점이 앞뒷면을 모두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됐다. 태양 빛을 담은 두 점의 추상 회화를 정밀하게 5㎝ 폭으로 잘라낸 후 다시 재봉틀로 박음질해 뒷면에 천의 솔기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입체 회화를 완성했다. 이례적으로 작품을 천장에 걸어 뒷면을 관람할 수 있게 한 이유다.



신성희 작가는 1948년 안산에서 출생해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수학했다. 1968년 ‘신인예술상전’에서 신인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1980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30여년간 작품 활동을 벌였다. 이후 파리, 취리히,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주요 갤러리와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작품은 유네스코 본부, 프랑스 현대미술 수장고(FNAC),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2009년 서울에서 작고할 때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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