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세대·구도 전환해야" 출마 선언
한동훈 전 대표 움직임과 맞물릴 가능성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985년생인 이준석 의원은 다음 달이면 만 40세가 돼 대선 출마 자격을 갖추게 된다. 지난 2일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홍대 입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대한민국도 과감하게 세대 전환, 구도 전환을 해야 한다"며 정치 판갈이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0대 기수론은 1969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처음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다. 당시 야당인 신민당 유력 정치인이었던 유진오 총재는 50대 초반이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비교해 환갑을 넘긴 나이였고, 와병 중이었다. 1956년 해공 신익희 선생이 유세 도중 급사하고, 1960년 조병옥 후보가 미국 병원에서 사망한 과거의 트라우마와 맞물려 야당에서 젊은 후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김영삼(41세), 김대중(45세), 이철승(48세) 등 40대 정치인들이 의기투합하여 40대 기수론을 주창했고, 결과적으로 1971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 후보와 95만표 차이로 접전을 벌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도, 진보도 가치를 잃었다"며 기존 정치권을 '낡은 정치'로 규정하고, 부정선거와 사법 불복, 정치인 방탄 등을 '정치질'이라 칭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연동서열 돌파, 규제 최소화, 교육에 대한 집중 투자가 그것이다. 특히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토니 블레어, 버락 오바마 등 해외 40대 지도자들의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에서도 젊은 지도자의 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퍼스트 펭귄'에 비유하며 "차가운 바다에 범고래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지만" 과감한 도전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끝까지 간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은 정치적 이벤트와 맞물려 있다. 다음 달에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존스톤 이어원'이 개봉될 예정이다. 더불어 곧 강남역에 선거 사무실을 개설할 예정이고 특보단도 구성하는 등 이미 대선을 위한 조직적 얼개를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73년생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언더 73 스튜디오'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수의 미래를 논하겠다고 밝혀 40~50대 젊은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향후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다면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22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56.3세로 역대 최고령인 상황에서, 이러한 세대교체 움직임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측근인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만약에 조기 대선이 이루어지고 이준석 의원이 생각하는 세대교체 흐름이 국민의힘 내에서도 나타나면 같이 연대 못 할 게 없다"고 말한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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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치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언제든 가능한 역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2030 세대와 중도층의 움직임이 그가 제시한 40대 기수론, 세대교체의 흐름과 맞물린다면 정치권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정치 전면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한동훈 전 대표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도 지켜볼 포인트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마예나 기자 sw93y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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