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저자는 감정이 생활 속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결정의 순간에 뇌의 여러 기능이 선택지를 열거할 수는 있지만, 감정 기능이 손상된 경우 최종 결정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성을 넘어선 감정의 중요성과 역할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감정의 뇌라 불리는 대뇌변연계를 '림비'란 캐릭터로 재탄생시켜 감정을 바로 사용하는 법을 알아본다. 집중력 다잡기, 충동구매 피하기 등의 생활 실천법도 소개한다.
당신이 무언가를 기대할 때 림비의 신경세포는 도파민을 생성한다. 이는 뇌 전체의 화학적 프로세스를 거쳐 행복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 중 하나가 ‘보상 중추’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측좌핵에서 일어난다. 그곳에서 도파민은 집중력을 향상하고, 일의 효율을 높이며 우리에게 성취감을 선사한다. 또 다른 행복 물질인 엔도르핀은 ‘천연 진통제’라 불리며 모르핀이나 아편처럼 고통을 완화하고 전반적으로 좋은 기분을 퍼트린다. 자연에서 경이를 느끼거나 사랑에 빠지는 감격적인 순간 또는 운동을 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일상에서 림비의 기적 같은 약인 엔도르핀을 체험할 수 있다.
-36쪽, 〈행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진심을 다한 집중은 한 번에 딱 한 가지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진심’은 림비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뇌와 친화적인 삶을 사는 법의 핵심은 이렇다. 매일 단 한 순간만이라도 한 가지에 몰입해 림비가 온전히 그 순간을 느끼게끔 하라.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걱정도 전혀 하지 않고 지나간 일로도 끙끙 앓지 않는 그런 순간 말이다.
…… 물론 여러 접시를 한 번에 돌리는 묘기처럼 장관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당신과 림비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매일 일정한 ‘림비-순간’을 가지면 번아웃 현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57쪽, 〈빼앗긴 집중력을 되찾는 5가지 훈련법〉
경제학 강의에서는 가격이 공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 가격은 림비의 기대치에 따라 산정된다. …… 와인 애호가에게 비싸 보이는 병에 담긴 와인을 잔에 따라주면서 그 와인의 가격이 15만 원이라고 말하면, 똑같은 와인을 평범한 병이나 팩에서 따라줄 때보다 더 맛있다고 느낀다. 림비에게 이런 현상은 거짓이 아니라 현실이다. 비싸다고 들은 와인을 마실 때 실제로 측좌핵, 즉 보상과 동기를 담당하는 중추가 더 강력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fMRI로 확인할 수 있었다.
-141쪽, 〈매번 사놓고 후회하는 충동구매를 막는 법〉
“날 좀 도와줄래?”라는 말은 “내 도우미가 되어줄래?”라는 말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 추측건대, 명사는 자아에 좀 더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 림비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 배우자에게 “요리 좀 도와줄래요?”라고 부탁하지 말고 “여보, 당신이 오늘 요리사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보라. 상황에 따라 파티시에ㆍ소믈리에ㆍ소스 전문가ㆍ피자 요리사ㆍ치즈 전문가ㆍ그릴 장인 등 적절하게 응용해보자.
-253쪽, 〈모두를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남성은 놀라울 정도로 자신의 연인에게 헌신적이다. 그 이유를 피사대학교의 심리학자 도나텔라 마라치티가 찾아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현저히 떨어진다. 행복의 호르몬이 감소한다는 말이다. 이는 진정 진화의 영리한 수다. 사랑에 빠진 연인은 함께 있을 때만 행복함을 느낀다! 마라치티는 또 다른 자연의 섭리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여성보다 남성의 몸 안에서 훨씬 많이 분비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반대로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상승한다. 남성은 조금 여성스러워지고 여성은 조금 남성스러워지는 것이다.
-296쪽, 〈뇌과학이 말하는 ‘완벽한 사랑’의 정의〉
당신만의 행복을 찾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매일 감사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무심코 보낸 하루 중 어느 순간에 감사를 느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신이 무엇에 행복해하는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다. 또한 감사의 감정을 느낄 때는 대뇌피질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되는데, 이 영역은 공감, 정서 조절, 스트레스 완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감사를 훈련하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다.
-368쪽, 〈당신만의 행복 단어를 찾아라〉
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 |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 한윤진 옮김 | 나무사이 | 384쪽 | 2만6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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