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국내 증시가 31일 하락 마감했다. '딥시크 쇼크'를 반영하며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칩 제조사 SK하이닉스가 폭락했다. 반면, AI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상승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43p(0.77%) 하락한 2517.37로 끝났다. 코스닥 지수는 0.45p(0.06%) 내린 728.29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34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32억원, 196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29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5억원, 37억원을 순매수했다.
연휴 중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선보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안겼고, 그 파장이 국내 증시에도 반영됐다. 딥시크의 생성형 AI는 업계 선두주자인 미국 오픈AI 챗GPT 성능에 필적하면서도 개발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소식에 시장을 흔들었다.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적어질 경우 여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벨류체인을 구성하는 우리 기업에 악재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가 9.86% 폭락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4일 8.02%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삼성전자는 2.42%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선 반도체 장비업체 HPSP 주가가 7.56% 크게 하락했다.
딥시크 출현으로 기대감이 커진 종목도 나타났다. 네이버의 경우 이날 6.13% 상승 마감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막대한 개발비가 드는 LLM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를 추격하는 입장이었다. 딥시크발 혁신으로 개발비가 줄어들면 네이버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7.27%), 더존비즈온(4.25%) 등 AI 서비스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다음주에는 주요 기업의 실적이 나온다. 3일 LG화학·포스코홀딩스, 4일 하나금융·한미약품, 5일 KB금융·우리금융·카카오뱅크·SK텔레콤, 6일 HD현대중공업·SK이노베이션, 7일 네이버·한화시스템 등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21.4원 오른 1452.7원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금리를 연 3.15%에서 2.9%로 인하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차례 연속 금리 인하다. 이에 따라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