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
머스크 회사 주요 직원들, GSA 주시
전문가 "정부는 사업 아냐" 지적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이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방정부가 ‘머스크화(Muskification)’ 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 CEO가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미 정부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 연방총무청(GSA)을 타깃으로 효율성 높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2022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갈림길(A fork in the road)’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고 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해 헌신하고 매우 열심히 일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CNN에 따르면 연방 정부 직원들은 최근 같은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CNN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메일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방식을 연방정부에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는 신호"라며 "미국 정부가 기술 회사처럼 직원을 빠르게 감축할 수 있을지,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던 트위터와 같은 결과를 겪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는 안전팀을 대폭 축소하는 등 트위터 인수 이후 직원 대다수를 해고하고, 콘텐츠 검토 정책을 완화했으며 데이터센터 폐쇄를 명령했다. 이후 트위터는 몇 개월간 서비스 장애를 겪으며 사용자와 광고주가 줄지어 이탈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지난해 엑스의 기업 가치가 머스크 CEO 인수 이후 약 80% 하락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회사를 떠난 라라 코헨 전 트위터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및 파트너는 지난 28일 SNS 스레드에서 "전 트위터 직원으로서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와 소름 끼치게 비슷한 느낌"이라며 "트위터는 SNS 기업이었지만 이는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고,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GSA를 주시하고 있다고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효율부는 최근 비어있는 연방 사무실 임대 계약 종료에 주력해왔는데 연방 사무실 계약은 GSA의 소관이다. 머스크 CEO는 GSA 본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 GSA 엔지니어들은 정부효율부 기술변환 서비스 책임자로 임명된 테슬라 엔지니어 토머스 셰드로부터 최근의 기술적 성과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트위터에서 머스크 CEO의 효율화 추진에 앞장섰던 스티브 데이비스도 최근 정부효율부에서 GSA에 집중해왔다.
CNN은 미국 정부가 트위터처럼 직원을 빠르게 감축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트위터가 시스템 붕괴와 기업 가치 하락을 겪었던 것처럼 정부도 같은 결과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윌리엄 클레퍼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업에서 승리하는 공식은 경쟁자보다 고객에게 더 큰 가치와 우수한 수익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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