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탄핵 가결 후 1일 1메시지 꼴
새해 들어선 '민주당', '이재명' 저격 늘어
경제, 외교 등 '지도자' 입지 강화 움직임
오세훈 서울시장의 소셜미디어가 요즘 부쩍 바빠졌다. 오 시장은 지난달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전날(23일)까지 총 40여개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내놨다. 매일 1개꼴로 메시지를 내놓은 셈인데, 이중 절반 이상은 정치 분야와 관련한 발언이다.
오 시장은 그동안 시정 전반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하게 대중들과 소통해 왔다. 그런데 탄핵 정국에 들어서는 정치적 메시지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윤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에는 국민들에게 사과를 전하며 당의 분열을 우려하고 사회·경제적 안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도 본격화했다. 민주당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추진한 17일, 이 대표를 향해 "상왕 놀이에 심취했다"며 "이재명 존재가 한국 경제와 정치의 최대 리스크"라고 했다.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항소심이 열린 날에는 대북 송금 논란을 꺼내며 여권 정치인들과 함께 "이재명 대표는 법관 기피로 비겁하게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놓고 여야 갈등이 고조되자 "지금 대한민국은 탄핵을 둘러싸고 심리적 분단 상태"라며 "승자독식의 의회폭거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허용하는 이른바 87헌법체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정치권 전체가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민주당을 ‘탄핵공장’이라 지칭하며 "민주적 절차라는 허울을 쓰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이재명의 실체"라고 하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는 민주당을 향한 메시지에 더 집중하는 듯한 모양새다. 오 시장은 민주당에 "대선용 특검을 멈춰달라",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흔들기를 멈춰달라"고 했고, 최근 여야 간 바뀐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는 "민심이 돌아선 원인은 민주당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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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미국과의 메모리 반도체, 전기자동차 산업에서의 협력 등 경제와 외교 관련 메시지도 등장했다. 오 시장은 "비즈니스적 협상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비해 우리의 카드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제 다시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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