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 32대 배드민턴협회장 당선
"과감한 변화와 도전 통해 새 도약"
한국 배드민턴계 '셔틀콕 복식의 전설' 김동문(50) 원광대 교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장에 당선됐다. 일각에선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작심 발언'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교수는 23일 대전 동구 호텔선샤인에서 열린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54표 중 가장 많은 64표(득표율 41.5%)를 받아 43표에 그친 김택규(60) 현 회장을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김 교수는 내달 초 정기총회부터 4년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배드민턴계의 전설이다. 혼합복식조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파트너인 나경민(49) 한국체육대 교수와 결혼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직후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에 사퇴 압박을 받은 김 현 회장은 이번 낙마로 퇴진하게 됐다.
안세영은 지난해 8월 금메달을 딴 직후 협회를 겨냥해 "부상 관리가 허술하다", "자유를 가장한 방임", "대회 출전을 임의로 막았다" 등 폭로성 발언을 해 파장이 커진 바 있다. 이후 문화부는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9월 중간보고에서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대한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로부터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했으나, 법원이 김 회장의 후보자 등록 무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회장 선거일은 연기됐고, 결국 김 회장은 후보 4번으로 경선에 참여했다.
이와 달리 김 교수는 지난해 9월 출마 선언 당시 안세영의 발언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여러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는 문제들과 잘못된 관행,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시스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선수들과 협회의 눈높이가 많은 차이를 보인다"며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할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개혁을 약속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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