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탄핵 4차 변론기일 출석
복심 김용현 전 장관과 대면
계엄 전 어떤 논의했나 진술…핵심은 '계엄포고령 1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증인으로 나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면한다.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8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이후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것으로, 파면 여부를 가를 중요 쟁점인 ‘계엄포고령 1호’ 작성과 내용 등을 둘러싸고 두 사람이 어떤 말들을 할지가 관심을 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대선에 나서기 전까지는 ‘형님’ ‘아우님’ 하던 사이였다. 김 전 장관이 충암고 1년 선배다. 첫 경호실장에 이어 국방부 장관에 오르며 윤 대통령의 최측근, 복심으로 불렸다. 계엄 모의 과정 역시 두 사람이 주도했다. 김 전 장관은 증인석에서 계엄을 언제 준비했고, 계엄 선포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어떤 논의 등을 거쳤는지를 진술할 예정이다.
핵심은 ‘계엄포고령 1호’에 담긴 내용 가운데 특히 ‘국회와 정당 활동을 제한한다’라는 부분이 윤 대통령의 지시인지를 가르는 것이다. 문건의 작성은 김 전 장관이 직접 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이 과거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을 당시 예문을 그대로 베껴온 것으로 윤 대통령이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고 하고 있는데, 김 전 장관 측은 “착오가 있는 것 같다. 전체적인 검토는 당연히 윤 대통령이 했다”고 했다. 이 내용만 봐서는 양측이 서로에게 떠미는 듯한 모양새다. 김 전 장관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한다면 윤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헌법위반의 직접적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질문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의 주장들은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내란 국조특위 증인들과 상당수 배치되는 측면이 많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포함해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이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진술한 내용과 배치되는 증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곽 전 사령관은 “끄집어내라고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홍 전 차장도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라고 윤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으로선 계엄 사태의 진상을 놓고 과거 참모 및 측근들과 불편하지만, 운명을 걸어야 하는 ‘진실게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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