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에 대출상환·직원고용 어려워
정부 상환기간 유예·랜드사 대출 시급
"무안공항 폐쇄일 확정·대안 제시해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여행심리 위축과 무안국제공항의 무기한 폐쇄 등 잇단 악재로 여행객들의 취소 주문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광주 여행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이용객들이 대부분 광주시민인 상황 속 여행 취소가 지역 여행업체의 매출에 직격탄으로 이어진 것으로, 여행업종에 대한 '핀셋 지원'이 요구된다.
21일 광주시와 광주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광주지역 564개 여행업체 중 137개 업체가 협회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피해를 접수했다.
올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 취소에 따른 피해를 접수한 것으로, 규모는 1,777건(취소 인원 2만701명) 수준이다. 1인당 매출액은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매출 손실액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접수되지 않은 여행 취소 건수를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여객기 참사와 무안국제공항 폐쇄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광주지역 여행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광주 동구에서 A씨가 운영 중인 여행업체 경우 이번 참사 이후 70여명이 무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 상품을 취소했다. 해당 수치는 사전 예약한 여행을 취소한 건수만 집계된 것으로, 진행 중인 예약이 취소되거나 참사 이후 여행심리 위축에 따른 피해 규모까지 취합하면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A씨는 설명했다.
결국 평소 3~4명의 직원으로 운영되는 A씨 사무실은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A씨 홀로 업무를 모두 보고 있으며, 가끔 직원 1명이 출근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불황이 닥친 여행업계 상황에 A씨는 코로나19 당시 융자를 받은 관광진흥개발기금, 영세관광사업자특별금융지원 등 정부의 대출 상환기간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코로나19 당시 지역 여행업계들이 대부분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의 정부 대출을 받았다"며 "최근까지 다시 매출이 회복되면서 절반 정도 갚은 상황 속에서 갑작스러운 참사로 인해 여행이 줄취소되면서 당장 상환은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여행업체는 겨울철 성수기 여행 매출로 여름철까지 버티는 데 현재는 여행 취소와 함께 봄철 비수기 개인·단체 여행 등이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피해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당장 직원을 고용하기도 힘든데, 대출 상환기간이라도 유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여행업계들은 업종별 특별재해업으로 분류, 업종 특성에 맞는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행사별 코로나 대출금 상환 유예와 직원 고용유지지원금, 무안공항 출발 전세기 업체 대상 저금리 대출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무안국제공항 재운항 날짜의 확실한 제시와 지연에 따른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속 조치 등을 위해 활주로 폐쇄 기간을 오는 4월 18일 오전 5시까지로 석 달 연장한다"며 "현시점에서 공항 운영재개 시점은 유동적이나, 향후 안전하고 정상적인 공항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석현 광주관광협회장은 "무안국제공항 이용객들은 대부분 광주시 거주자이기 때문에 지역 여행사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업체별로 피해 규모는 다르지만, 현재 매출로는 대출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항공기가 아닌 해외 소재 전세기를 띄우는 랜드사의 경우 여행 취소에 따른 환불도 책임져야 해서 그 피해가 더 크다"며 "여행업계들이 자체적으로 여행 상품 마련 등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무안공항 폐쇄일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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