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세계 3대 SF 문학상 후보 올라
최종 수상 여부는 오는 4월18일 발표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가 필립 K. 딕상 후보에 올랐다고 출판사 래빗홀이 13일 밝혔다.
필립 K. 딕상은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국인 소설가가 한국어로 쓴 작품이 3대 SF상 후보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수상 여부는 오는 4월18일 발표될 예정이다.
'너의 유토피아'는 정보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2021년 '그녀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지난해 안톤 허가 번역해 'Your Utopia'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미국, 영국, 인도, 호주에서 출간됐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24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출판사 래빗홀은 최근 제목을 '너의 유토피아'로 바꾸고 개정판을 다시 출간했다. 개정판에는 '너의 유토피아'를 표제작으로 삼고, 순서와 장정을 새롭게 하고, 문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출판사측은 전했다.
정보라 작가는 앞서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너의 유토피아는 치졸하고 암담한 세계의 모순을 들추어내면서도, 비루한 생을 버티고 서로를 보살피며 서툰 사랑을 배워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의 주인공은 전염병 때문에 인류가 떠나버린 황량한 행성에서 고장난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배회하는 인공지능 스마트카다. 인간을 닮은 의료용 휴머노이드 314는 이따금 "너의 유토피아는?"이라며 묻는데, 스마트카는 망가진 세계를 헤매면서도 더 나은 곳을 희구하는 간절함을 드러낸다. 정보라 작가는 치료를 위한 통증 척도를 '고객 만족도 조사'로 오용해 환자들을 진통제 중독으로 몰아넣은 미국의 사례에서 착안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정보라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됐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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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을 썼고,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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