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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장기화에 정치불안까지…고사 직전 내몰린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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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률 40%주물 공장 "공장 운영 27년, 지금 가장 힘들어"
승강기 업계, 수요 35~40%↓ "진짜 위기는 하반기, 돌파구 없다"
조명 업계, "신규 수주 없으면 답 없어, 정상 가동 업체 드물 정도"

건설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지속되는 정치적 불안에 중소기업이 고사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전기료 인상으로 공장가동률을 줄여도 비용은 더 늘어난다. 정부에 호소해 지원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받아냈지만, 국회가 정상 가동되지 않아 법안 심사가 제때 진행되지 않으니 중소기업인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건설경기 장기화에 정치불안까지…고사 직전 내몰린 中企 김동현 한국기전금속 대표가 쇳물을 부어 굳히기에 들어간 주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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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에서 주물공장을 운영하는 김동현 한국기전금속 대표는 최근 공장 가동률을 40%로 낮췄다고 14일 기자에게 말했다. 1~2월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예년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60% 선을 웃돌았는데 지난 연말부터 비용이 급증하면서 공장 가동률을 낮춘 것이다. 김 대표는 "주물 공장 창업 27년째인데,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면서 "공장 가동률을 줄였는데도 전기요금은 더 많이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주물공장은 쇳물을 녹이기 위해 전기로를 돌려야 한다. 한국기전금속은 전기요금이 오르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337t의 주조 제품(후란 공법)을 생산하면서 1억2127만870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전기요금이 오른 11월엔 128t 생산에 1억3114만7590원의 전기요금이 나왔다. 제품생산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전기요금은 한 달 새 986만8890원이 더 나왔다. 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중이 10월 14.6%에서 11월 38.6%로 급증한 것이다.


전기요금뿐 아니라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수입하는 고철(스크랩)과 원소(탄소·실리콘 등) 가격도 뛰었다. 김 대표는 "전기요금과 원부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비용이 45% 정도 늘어난 것 같다"면서 "전국에 주물공장이 2000여개 있는데 현재 1500여개 정도만 정상적으로 가동한다고 한다.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건설경기 장기화에 정치불안까지…고사 직전 내몰린 中企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후방산업인 승강기와 조명업계는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통계청의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건설경기의 대표적 동행지표로 특정 시점까지의 건설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지난해 5~11월 7개월 연속 감소해 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로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이다.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도 최저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4만6130가구로, 조사 이래 가장 적었던 2010년(17만2670가구) 물량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그나마 전체의 33%에 달하는 4만8227가구는 분양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통상 6개월~1년 후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는 승강기 업계 울상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승강기 제작 주재료인 스틸과 스테인리스 가격은 ㎏당 40%가량 인상된 데다, 올해 예상 수요도 35~40% 정도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승강기 설치검사 수수료 29% 인상안을 추진,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김윤용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신규 수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노후 승강기 교체 수요로 겨우 버티고 있고, 정상적 운영이 어려운 업체도 늘고 있다"면서 "진짜 위기는 수주잔고가 텅 비는 올 하반기부터다. 죽을 맛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장기화에 정치불안까지…고사 직전 내몰린 中企 엘리베이터 기술자들이 서울의 한 지하철역 승강기 안전점검에서 전기계통을 살펴보고 있다. 조용준 기자

조명업계는 고사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건설경기 불황의 여파를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늦은 3년 뒤쯤 받게 되는 조명업계는 올해 당장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내년 이후까지 힘겹게 버텨내야 하는 실정이다.


재작년까지 120여개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던 한국스마트조명협동조합은 지난해 회원사가 108개로 줄었고, 올해는 90여개로 쪼그라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 회비 7만원을 낼 형편이 안돼 조합을 탈퇴하는 회원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스마트조명협동조합 관계자는 "예전에는 형광등을 3년 정도 썼다면 지금은 10년을 넘게 쓴다. 전구 교체 등 신규수주가 없으면 답이 없다"면서 "직원 월급을 못 주는 상황이니,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업체가 드물 정도로 업계 상황이 말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인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형과 주물 등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은 '계절별·시간대별 전기요금 조정 등 에너지 비용 부담완화'를 호소하는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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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병호 경기주물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정부에서 전기요금 인하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최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을 납품 대금 연동제에 반영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면서 "하지만 법안 심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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