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지어스코산에서 실종된 20대 남성
당국·자원봉사자 대규모 수색에도 못 찾아
13일 만에 등산객에 의해 구조…건강 양호
해발 2200m 높이의 호주 최고봉이 속한 고산 지대에서 실종된 등산객이 약 2주 만에 구조돼 화제다. 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디오스트레일리안은 "23세 의대생 하디 나자리가 지난달 26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스노위마운틴 산맥에 있는 코지어스코 국립공원에서 친구 2명과 등산을 하다 일행과 헤어져 길을 잃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스노위마운틴 산맥은 호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해발 2228m 높이의 코지어스코산을 포함해 대규모 고산 지대를 이루고 있다. 코지어스코산은 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트레킹족에게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코지어스코산은 울창한 숲과 거센 바람 때문에 호주에서 가장 등산이 어려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나자리의 친구들은 등산 후 캠핑장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는데 나자리가 나타나지 않자 구조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후 호주 당국은 300명 이상의 수색대와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그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날씨가 온화하고 수색 작업 중 그의 소지품 등이 발견되는 등 희망을 잃지 않고 수색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실종된 지 13일이 지난 8일 오후 나자리가 다른 등산객에 의해 살아있는 채로 발견됐다. 나자리는 곧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탈수 증상 외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생존 비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경찰에 "길을 잃은 뒤 빈 오두막에서 시리얼 바 2개를 발견해 먹은 것 외에는 산에서 개울 물과 산딸기만을 먹었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산을 헤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자리는 구조되기 직전 코지어스코산의 가장 가파르고 숲이 울창한 지형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자리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나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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