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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되자마자 입주"…강남 신축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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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적용받는 강남3구
공시지가·건축비 상승에 분양 미뤄
분양부터 입주까지 통상 3년…강남은 1년 안팎
"자금조달 부담"…청약 대기자들은 부담

"서울 강남 쪽 아파트는 분양하고 바로 입주하는 느낌이에요."


최근 시장에 떠도는 이 같은 소문처럼 강남권 신축 단지의 경우 분양에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최대한 분양 일정을 미룬 결과다. 조합들은 분양 일정을 최대한 늦춰도 청약이 완판(완전 판매)되는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 분양에서 입주까지 기간이 짧아지다 보니, 청약 대기자들은 막대한 자금을 빠른 시한 내 마련해야 한다. 강남 새 아파트 입성의 벽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첨되자마자 입주"…강남 신축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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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신축 단지들은 입주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강남구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올해 8월 입주 예정으로, 약 10개월에 그친다. 강남구 청담르엘은 1년2개월, 서초구 메이플자이는 1년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반복될 전망이다. 이달 분양이 계획된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는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내년 8월 입주하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은 아직 분양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분양부터 입주까지 3년여가 소요되는데, 강남권 대부분의 분양단지는 사실상 후분양(건물이 대부분 완공된 후에 입주자를 모집)에 가깝게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조합이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정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가를 결정짓는 택지비와 건축비가 매해 치솟으면서 기다리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권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한 택지비와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기본형건축비를 합쳐 분양가를 매긴다. 공시지가와 기본형건축비는 올해도 오를 전망이다. 강남권의 한 조합 관계자는 "최대한 높은 분양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공사비 상승분을 충당하고, 조합원 분담금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남3구의 분양가는 조합들의 바람대로 계속 오르고 있다. 강남권에서 올해 처음 분양하는 래미안 원페를라는 3.3㎡당 6833만원으로 책정돼, 방배동 최고 분양가를 썼다. 지난달 같은 동에서 분양한 아크로 리츠카운티의 분양가는 3.3㎡당 6666만원이었다. 불과 한 달 만에 3.3㎡당 167만원이나 뛴 것이다. 치솟는 분양가에도 청약 열기는 여전하다. 분양부터 입주까지의 기간이 10개월에 그치는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평균 경쟁률이 1025대 1로, 역대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올라도 알짜 입지에 주변 집값보다 낮아 청약이 몰린다"며 "분양 시기를 늦추는 것도 언제 얼마에 내놔도 완판될 것이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연전략은 청약 대기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더 비싸게 분양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데다, 단기간에 중도금·잔금 등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분양부터 입주까지 3년여가 걸리는데 최근 강남권 단지는 1년 안에 분양대금을 다 마련해야 하는 구조"라며 "분할 납부로 금융부담을 낮춘다는 기존의 선분양제도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청약할 때부터 자금 조달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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