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추정 인물 포착…대통령실, 관저 일대 촬영한 오마이뉴스 고발

대통령실 "군사기지·시설 보호법 위반"
오마이TV 이날 尹 추정 인물 관저 포착
'尹 도피설' 일자 모습 드러냈단 분석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입구가 버스로 막혀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를 촬영한 오마이뉴스(오마이TV)를 고발했다.

이날 오마이TV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관저 도로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늘 오마이뉴스(오마이TV)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피고발인은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관저 일대를 촬영해 보도했다"며 "관저 일대는 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수가 거주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서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보안시설이며 무단으로 촬영 시 관련 법령에 의거해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통령실은 고발 조치와 함께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이와 같은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에는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오후 12시53분께 남성 3~4명과 함께 관저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입구 쪽까지 내려왔다. 이곳에는 공조수사본부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저지선이 구축돼 있다.

이 인물은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들을 향해 손으로 뭔가를 지목하며 지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등 약 7분 정도 머문 뒤 다시 관저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양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며 걷는 모습이 평소 윤 대통령의 걸음걸이와 비슷해 윤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다만 이 남성이 실제 윤 대통령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윤 대통령 도피설이 확산하자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 관저를 지키는 경호처 직원들 기강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낮 12시50분경 매체 보도, '관저 윤석열 추정 남성 포착'. 걸음걸이 제스처가 딱 윤석열이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일각의 도주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이며, 무엇보다 '나는 건재하다'고 동요하는 경호처 내부직원들을 다잡기 위한 철저히 계산된 행보"라고 분석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출연해 "제가 들은 정보로는 (윤 대통령은)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서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며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