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추모한 뒤 구호품 휩쓸어
무단 사진 촬영 논란 빚어지기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공항에 머무는 유가족을 위해 마련된 무료 구호품을 몰래 챙겨가는 '얌체족'이 등장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참사 11일째인 8일 기준 무안공항 청사 1~2층 대합실에는 먹거리, 위생용품 등 각종 물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부스가 운영 중이다. 이 부스에 마련된 물품은 일부 시민 단체가 기부를 통해 지원한 것으로, 공항에 머무는 유가족과 지원 인력을 위한 것이다.
부스 운영 단체는 유가족, 지원 인력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물품을 조건 없이 내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조건 없는 분배를 악용한 정황이 포착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수도권에서 무안공항까지 찾아온 추모객이 합동분향소에서 참배한 뒤, 컵라면이나 음료수, 물티슈, 화장지, 세면도구, 보건용 마스크나 양말, 속옷, 수건 등 각종 생필품을 쓸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자원봉사자는 연합뉴스에 "아직 정확한 실태는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구호품 제공 부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일"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구호품이 엉뚱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상주하는 단체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 및 지원 인력에 대한 민폐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가 기부 물품을 사 보내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게재했다가 유가족으로부터 삭제 요청을 받기도 했다. 또 한 유튜버는 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무단으로 유가족을 촬영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일이 지속되자 결국 공항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최근 사진 촬영 및 SNS 게재를 금하는 내용의 팻말이 걸리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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