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연속 당기수지 흑자로 준비금 30조원 '역대최대'
수련병원 선지급금 1조5000억 제외 시 3조원 흑자
지난해 의료사태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지원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재정은 1조7244억원 당기수지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건보 재정이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누적적립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7221억원이 됐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총수입은 99조870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4.4%(4조1757억원) 증가했다. 건강보험료율 동결, 지역보험료 부담 완화로 보험료 수입은 전년 대비 3.0%(2조434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정부지원금 증액 및 전략적 자금 운용으로 총수입이 늘어났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보험료 수입의 경우 직장 보험료는 명목임금 상승률 둔화에 따른 직장 보수월액 증가율 둔화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지역보험료는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재산보험료 기본공제 확대(5000만원→1억원) 및 자동차보험료 부과 폐지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또 작년 건보 정부 지원은 1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956억원 증액됐고, 누적 적립된 준비금의 이자수입도 목표수익률(3.43%)보다 상회하며 총 8300억원의 현금 수익을 창출했다.
건보 재정 총지출은 97조3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7.2%(6조5789억원) 증가했다. 보험 급여비의 경우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수련병원 급여비가 전년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으나 비상진료체계 지원 및 수련병원 선지급 시행으로 전년 대비 7.3%(6조4569억원)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정부와 함께 응급진료체계 유지, 중증·응급환자 수술 및 입원 진료 독려 등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년 3월부터 매달 약 1890억원 규모의 비상진료체계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비상진료에 투입된 지원금은 약 1조2585억원에 이른다. 공단은 또 경영난을 겪는 전국 74개 수련병원이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년도 6~8월 급여비의 최대 30% 규모를 선지급(1조4844억원)했다. 선지급금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건보재정 당기수지는 3조2088억원 흑자로 추산된다.
이처럼 보험료 수입 증가율에 비해 보험 급여비 증가율은 더 높은 가운데도 건보 재정은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7221억원을 적립해 안정적인 재정 여력을 유지했다. 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올 한해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 및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필수의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우선 개혁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 및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 조정 등 지출 건전화와 최적의 적정 진료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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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구구조 변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중장기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정누수 방지 등 적극적인 지출 효율화 노력과 함께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관리·운영 체계로 개선해 보험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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