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중국군사기업 명단에 텐센트, CATL 추가

미국 국방부가 중국 내 업계 최고 기업인 텐센트(게임)와 CATL(배터리)이 중국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업데이트한 중국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 명단에 텐센트, CATL, 메모리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 드론 업체 오텔 로보틱스(Autel Robotics), 인터넷 연결 모듈 제조업체 퀙텔 등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자동화 회사 메그비, 통신 회사 차이나텔레콤(CTC) 등 6개 기업은 이번 명단에서 제외돼 현재 총 134개 기업이 리스트에 올라 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부터 중국군사기업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군 융합 정책을 통해 민간 기업의 첨단기술 및 자원을 중국군 현대화 지원에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 핵심 기업 두 곳이 동시에 중국군사기업으로 지정된 데 주목했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위챗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CATL은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올라섰으며 테슬라, BMW 등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텐센트와 CATL은 이날 국방부가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명백한 실수”라며 반발했다. 텐센트는 성명에서 “자사는 군수 기업이 아니다”며 “(미국) 국방부와 협력해 오해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CATL은 “(자사는) 군사 관련 활동에 관여하지 않으며 국방부에 지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7.82% 폭락했다. 3개월 만에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다.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당장 제재나 수출통제 등을 받지는 않지만, 기업 평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은 재무부로부터 제재 압박을 받을 수 있다. 2024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은 국방부가 2026년 6월30일부터 지정된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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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중국군사기업으로 지정된 세계 최대 무인기 제조업체인 DJI는 이번에도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지난 2일 미국 드론 시장을 장악한 DJI 등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산 드론 부품 등에 대한 규제를 추진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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