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LCC 녹에어 운항 여객기
이륙 실패 후 결국 터미널로 회항
태국 저가항공사(LCC)의 항공기가 방콕 공항에서 두 차례 이륙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결국 터미널로 돌아갔다. 이 항공기는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한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45분 태국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난나콘 공항으로 향하던 녹에어 DD176편이 두 차례 이륙에 실패한 뒤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전날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참사와 동일한 기종인 보잉 737-800(B738)이다.
이 항공기는 첫 번째 이륙 시도에서 활주로를 달리며 속도를 올리던 중 갑자기 속도가 줄어들었다. 항공기는 다시 활주로로 돌아와 두 번째 이륙을 시도했으나 이내 비정상적인 엔진 소음이 발생해 기장은 이륙 시도를 중단했다. 한 승객은 "두 번째 시도에서는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엔진 소리가 이상하게 컸다"며 "비행기는 통상 이륙 지점을 지나고서도 제대로 뜨지 않았고 갑자기 속도를 줄이며 방향을 틀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기내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비행기는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가 속도를 늦췄고 비행기가 한 차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좌석을 움켜쥐는 등 크게 긴장하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후 기장은 승객들에게 엔진 고장을 알리고 검사를 위해 기수를 터미널로 돌렸다. 이 승객은 "그곳에 없었던 사람들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기장이 이륙을 강행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비행기가 상공에서 멈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해당 항공편은 약 3시간가량 지연됐고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을 이용했다. 녹에어는 공식 성명에서 "조종사가 기술적 문제를 발견해 이륙을 취소했다"며 "모든 결정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를 비행에 복귀시키기 전 철저한 점검을 실시했으며,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 오후 7시20분에 운항을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운항 중인 보잉 737-800시리즈는 총 101대다. 지난달 3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사고 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6개 항공사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한항공 등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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