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권 교수팀, 금속 한계를 넘은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개발
반도체 미세화에 중요한 전환점 기대
아주대 오일권 교수팀이 개발한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을 적용한 반도체 소자.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에 따라 더 낮은 비저항 금속 물질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할 새로운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아주대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 미세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기술적 돌파구를 열었다.
아주대학교는 오일권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기존 금속과는 정반대의 특성을 지닌 비정질 준금속 나노박막 물질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글로벌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 1월호에 게재됐다.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기존 금속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적 특징을 보인다. 기존 금속은 박막의 두께가 얇아질수록 전자의 충돌 확률이 증가해 비저항이 급격히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위상 준금속 물질은 반대로 두께가 얇아질수록 비저항이 감소하는 혁신적인 특성을 지녔다. 반도체 업계가 회로선폭이 2나노미터 이하 크기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추가적인 미세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을 설명하는 그림. 사파이어 결정층(갈색)과 Nb 결정층(주황색) 위에 NbP 비정질층(보라색)이다. 이미지 출처=사이언스
반도체의 금속 배선은 칩 내 단위 트랜지스터를 연결하는 필수 공정이다. 높은 전도성과 낮은 비저항이 요구된다. 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구리(Cu)와 대체 물질로 제안된 몰디브데넘(Mo), 루테늄(Ru) 등은 모두 두께 제한에 따른 비저항 증가라는 한계를 지닌다. 이번 연구로 개발된 물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반도체 업계의 미세화 기술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반도체 공정을 저렴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물질은 별도의 복잡한 열처리 공정 없이 비정질 상태로 구현 가능하며, 낮은 성장 온도로 기존 공정과의 통합이 수월하다. 이는 기존 반도체 공정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막대한 초기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 교수팀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협력해 해당 물질을 합성하고 전기적 특성을 연구했다. 이번 물질은 저온 공정에서도 기존 반도체 기술과의 호환성이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추가적인 고온 열처리 공정 없이 비정질 형태로 구현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
아주대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원자층 증착(ALD) 기반의 위상 준금속 공정을 개발 중이다. 이는 원자 단위로 박막 두께를 제어할 수 있어 더욱 정밀한 반도체 제작에 적합하며,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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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물질의 실험적 입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신개념 금속 물질이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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