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 내릴 때 원·달러 13% 올라
국장 하락 수준 경기사이클만으론 지나쳐
"원화 방향 따라 외인 매수 결정될 것"
코스피 반등의 트리거(방아쇠)가 원·달러 하락 전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현재 코스피가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상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지나친 원화 가치 하락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55포인트(-0.02%) 내린 2398.94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10.11% 내렸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2.56% 오르며 지속적인 원화 약세가 코스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차기 미국 정부의 무역규제 등 우려와 더불어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움직임에 국내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채산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문제는 수출 실적 등 펀더멘털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수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수준이 고환율로 인해 지나친 하락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의 문제점은 수급 유출에 의한 밸류에이션 저하"라며 "기업 이익은 아직 경기 침체를 논할 시점이 아닌데 밸류에이션은 과거 경기사이클 저점에나 기록했던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원화가 가장 저평가된 상태이며 환율의 반전만으로도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일본, 중국의 달러 대비 통화 가치를 보면 원화가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됐다. 중국은 경기가 부진했는데도 위안화 절하 폭이 크지 않았고 그동안 가장 크게 절하됐던 엔화보다 원화 절하 폭이 컸다"면서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에 이점이 됐으나 코스피는 분명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원화 가치 하락이 지나친 경우에는 이에 대한 되돌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주식 시장도 동반 상승했다. 만약 현재의 원화 가치 하락이 지나친 것이라면 되돌림이 있을 것이고 외국인 매수도 이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원·달러 환율의 추가 급등이 제한되면서 추세 전환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국내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며 "환율 추가 상승이 1500원 부근에서 제한된다면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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