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소추 후 첫 SNS 글
"참담한 심정…국민과 함께 하겠다"
김성태 "이런 입장도 낼 필요 없어"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입장을 낸 것을 두고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은 30일 "이런 입장까지도 내실 필요 없이 좀 조용하게 계시면서 대행 체제가 수습하는 측면을 지켜보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치의 가장 중심에 선 인사일수록 말수를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당분간만이라도 정쟁을 완전 중단하고 이런 큰 사고 수습에 정치권이 더 팔을 걷어붙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여야 정치권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정말 대한민국 국정에만 한치의 차질 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며 "집권당이 민주당 특히 야당에 대한 비상시국을 운영해나가는 데 절대적인 협조를 구해가는 협치의 정국을 만드는 게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가장 우선으로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정말 뼛속 깊은 자성과 성찰, 반성 속에서 이 당이 집권당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담아내야 한다"며 "정치적 손익 계산에 따른 국정운영은 배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께서 도리어 팔 걷어붙이고 국정 공백이나 혼란이 없게끔 (해달라)"며 "최상목 대행 입장에서도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내란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수용하지 않고 한덕수 국무총리의 뒷길을 따라가는 모습이 나오면 이거야말로 대한민국이 스톱, 무정부상태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탄핵 소추된 이래 처음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나도 애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소방대원들과 모든 구조 인력의 안전도 최우선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바란다"며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같은 날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SNS에 등장해 여객기 참사 관련 입장을 밝히자 야당에서도 곧장 반발이 나왔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했던 내란 수사는 나 몰라라 하고 비행기 참사에 따른 국민적 슬픔에 편승하려는 것"이라며 "그 입 닫고 수사나 제대로 받으라"고 비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