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석 박사
"초등 저학년 이하 아이에 뉴스 노출 삼가야"
아이가 질문하면 간단한 정보 제공이 바람직
무안국제공항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박사(행복한아이연구소장)가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사고 소식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9일 서 박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뉴스는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 특히 평소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에게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동영상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은 절대적으로 좋지 않고 불안과 그에 따른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만약 아이가 다른 곳에서 이와 같은 사고 소식을 듣고 물어올 경우 부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서 박사는 "회피하지 않고 간단하게 정보를 제공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아이에게) 극히 드물지만 슬픈 일이 일어났다"고 말하면서 "(종교가 있다면 종교 방식대로 없다면) 그분들이 좋은 곳에 가시길 기도하자고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이러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나눌 때는 눈을 보고 손을 잡으면 말하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또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행기의 사고 확률이나 사망률은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보다 훨씬 낮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찾아서 말해주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부모의 불안해하지 않는 마음이 아이의 불안을 다독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많은 누리꾼은 지금 꼭 필요한 조언이었다며 공감했다. 자신을 초등 상담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내담 학생 중 비행기를 유독 좋아하는 학생이 있어 사고에 대해 아이가 분명 먼저 언급을 할 것 같다"며 "상담 시 유의할 부분에 대해 조언받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 박사는 "상담에서 어떤 감정이든 아이가 꺼내는 것은 다 도움이 된다"면서 "그런 감정이 생길 수 있고 자연스럽다고 인정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 아이가 병적인 사고과정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서 박사는 앞서 언급한 대로 "사람의 뇌는 그런(사고) 장면에 익숙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아이에게) 말하라"며 "사고 장면을 영상이나 이미지로 반복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교사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내일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 가급적 나는 언급 안 하겠지만 분명히 가볍게 얘기하는 학생들이 있을 거라 걱정이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서 박사는 "우선 반에 사고와 관련이 있는 친구가 있는지 알아보고 만약 직접 관련된 아이가 없다면 아이들을 평소처럼 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우리는 국가적으로 슬픈 일이 생기면 함께 마음 아파하고 위로하고 도와주며 어려움을 넘기는 문화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함께 슬퍼하는 것이 아름다운 문화라고 말해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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