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후속 보도 이어가
한국 내 정치적 위기도 주목
"무안국제공항은 통곡과 비명으로 가득 찼다.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을 충격에 빠뜨렸다.(뉴욕타임스(NYT))"
"전 세계가 한국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이번 비극은 (비상계엄 사태와 함께) 한국의 2024년을 정의하게 될 두 사건이 될 것이다.(일간 가디언)"
주요 외신들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후속 보도를 이어가는 한편, 이번 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소추안 가결 등으로 한국 내 정치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데 주목했다.
사고 직후부터 주요 소식들을 긴급 타전해온 NYT는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 무안발 기사를 통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이 모두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한국 항공사가 몇십년 만에 겪은 가장 치명적인 참사이자, 한국 내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사고"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추락 원인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은 통곡과 비명으로 가득 찼다"며 "12구의 시신은 너무 심하게 손상돼 성별도 즉시 확인할 수 없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번 비극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한국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 치명적인 항공사고가 없었기에 더욱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승무원 단 2명만 살아남았다"며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활주로 옆 들판에서 확인된 여객기 잔해에서 이번 사고의 파괴적인 충격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가장 어린 승객은 3살, 가장 고령 승객은 78세였다"고 전했다. 이어 내달 4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생존 승무원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언급했다고 전하면서 "비교적 흔한 일로 여객기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으나 추락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참사 원인에 주목했다. 프랑스25는 조류 충돌이 원인일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다뤘다. 더타임스, AP통신 등은 사고 기종인 737-800을 제조한 보잉이 이번 사고로 인해 또 한번 신뢰도 타격을 입게 됐다고도 언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별도의 분석기사에서 이번 참사를 '리더십 위기 속 정치적 통합에 대한 시험대'로 평가했다. 이 매체는 "지금까지 경제적, 문화적 위력으로 칭송받은 나라의 2024년을 규정하게 될 사건"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비상계엄 사태를 꼽았다. 이어 "(두 사건이)서로 관련은 없지만, 정부 최고위층의 불안정성이 재난 대응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드러낸다"면서 극심한 정치 분열 속에서 국가적 대응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CNN방송 역시 "비극적인 여객기 사고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고 국가 리더십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30일자 지면 1면에 이번 사고를 다루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조류 충돌 등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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