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물에 따라 ‘해궁’ ‘현궁’ ‘비궁’ 등 다양
방산수출 효자상품 11개 국가서 수입요청
우리나라 미사일 이름 중에는 ‘궁(弓) 시리즈’가 있다. 비궁과 현궁, 신궁, 천궁 등이다.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은 궁(弓) 시리즈를 앞세워 현재 11곳인 수출국 수를 2030년까지 30국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표적인 궁 시리즈 미사일은 신궁이다. 신궁은 우리 군이 2006년부터 운용 중인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다. 2023년 루마니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신궁의 정식명칭은 한국형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KPSAM)다. 여기에 부여된 애칭은 ‘신궁(新弓)’이다. 새로운 활을 뜻한다. 초기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는 영문 약자인 KPSAM, 또는 휴대용과 대공유도무기의 영문약자를 조합한 ‘휴샘’ 등으로 불리곤 했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모두가 공감하고 개발 의지를 모을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유도탄의 이름을 짓고 이를 사업명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연구직을 포함한 국방과학연구소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신궁(神弓)’으로 결정됐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호국 무기인 활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고 활과 활쏘기에 담긴 선조들의 정신을 다시 살리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이전까지 휴대용 유도탄은 외국에서 도입했지만 앞으로는 새 활로 우리 군을 무장시키겠다는 국내 R&D의 새로운 의지가 실렸다.
신궁의 수출형 영문 이름은 케이론(Chiron)이다. 케이론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半人半馬), 즉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인 켄타우로스(Kentauros·Centaur) 족의 하나이다. 의술·궁술·예술에 모두 능하고 예언의 능력도 지닌 현자로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영웅을 가르친 스승이다. 별자리에도 케이론이 있다. 9월 초에 잘 보이는 궁수자리(사수자리)가 그것으로, 성도(星圖·천문도)에서는 케이론이 서쪽 하늘을 향해 활시위를 한껏 당긴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후 국내 개발 유도탄과 유도로켓 이름에는 ‘궁’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함정을 위협하는 대함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해궁’,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현궁’, 소형 고속함정 위협에 대응하는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인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다. 현궁은 유사 무기체계인 스파이크(이스라엘), 재블린(미국)과 비교해 관통 능력 및 유효사거리가 향상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비궁은 지난해 7월 미국 국방부의 성능 평가 실험에 참여, 최종 시험 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키며 주목받았다. 중동을 넘어 유럽까지 수출길을 넓혔고, 미국 시장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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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천궁은 11년 만인 2021년 첫 양산을 시작했다. 천궁은 대한민국의 상공을 지키는 주력 방공유도무기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었다. 천궁의 수입대체 효과는 약 3조7400억원에 이른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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