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71명 가짜난민 알선후 2억 챙긴 브로커 검거

가짜 사유로 서류 작성 후 제출 당국에도 동행

파키스탄인 171명에게 허위로 난민 지위를 꾸며 신청해주고 1억8000여만원을 챙긴 브로커가 검거됐다.

28일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한국에서 불법취업을 위해 입국한 파키스탄인 등 외국인 171명에게 가짜 난민신청 사유로 난민신청서를 작성해 주고 대가를 챙긴 한국인 A(56세, 남, 파키스탄인 귀화자)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일 인천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몇 달 동안 상용비자(국내 중소기업의 초청)를 발급받아 입국한 파키스탄인들의 난민 신청이 급증한 현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A가 개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한 결과, A는 관광 또는 사업 목적 등으로 위장해 입국한 파키스탄인 171명에게 1명당 100만~120만원을 받고 '신청인은 야당 지지자로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정부군 및 경찰로부터 쫓기고 있다', '정부군 및 경찰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가짜 내용으로 난민신청서를 작성해줬다. 출입국·외국인청까지 동행해 난민 신청을 알선했다.

특히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해 준 파키스탄인들의 불법취업 사실이 적발되지 않도록 실제 체류지가 아닌 출입국·외국인청 인근 고시원을 돌며 허위 체류지 서류도 발급받아 국내 체류지로 신고하게 했다. 난민 면접 시 가짜 난민 사유도 외워서 진술하게 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A씨를 통해 허위 난민 신청한 외국인 171명에 대해서는 추후 체류 기간 연장 시 조사 후 강제퇴거 하는 등 난민심사 제도를 악용하는 허위 난민 신청자 및 알선 브로커에 대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엄정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