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지난 9월 외부 인사들과 망묘루서 차담회
"관련 규정 해석에 엄밀하지 못했다"
국가유산청이 지난 9월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묘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한 것과 관련해 궁능유적본부장 명의로 사과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7일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 낸 사과문에서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장소 사용 허가 관련 규정 해석에 있어 엄밀하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김 여사의 차담회라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고 "지난 9월 3일 궁능유적본부 종묘관리소의 망묘루에서 진행된 행사"라고만 표현했다. 이어 궁능유적본부는 "아울러 앞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궁능유적본부와 종묘관리소는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와 관련한 사적 이용 의혹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당시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가 국가행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개인적인 이용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이 본부장은 '명백한 사적 사용이 맞느냐'는 임 의원의 계속된 추궁에 "사적 사용이 맞다"고 인정했다.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궁궐이나 종묘 안의 장소를 사용하려면 궁능유적본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창덕궁 등 주요 궁궐과 조선 왕릉, 종묘 등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단 예외적으로 국가유산청장 또는 궁능유적본부장이 주최·주관하는 행사, 국가원수 방문,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일 행사 등 주요 행사에 한해 이미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김 여사가 차담회를 가진 종묘 망묘루는 '종묘를 바라보는 누마루 집'이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종묘 관리를 담당했던 관서인 종묘서가 있던 건물이다. 누마루란 여느 마루보다 바닥이 높고 삼면을 개방해 난간으로 둘러싼 마루로 주변의 자연경관을 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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