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당론 정해지지 않아
與 지도부는 거부권에 무게
민주당, 발의한 뒤에 논의 가능
국민의힘이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 여부를 본격 논의한다.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자는 쪽에 무게가 쏠려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을 담은 특검법으로 역제안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쌍특검법 거부권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등과 관련해 당론으로 정한 것은 없다. 거부권 행사 시한이 다음 달 1일로 정해져 있는 만큼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당론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논의되는 쌍특검법은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특검법은 특검 후보를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토록 한다. 국민의힘은 야당만 특검을 추천할 수 있는 해당 조항을 위헌적 요소로 보고 있다. 또 사실상 여당 의원 전체를 겨냥한 ‘대선·총선·지방선거 공천 및 경선 개입 의혹’이 김 여사 특검법에 포함돼 있고, 내란 특검법엣너 한 대행과 국무위원을 ‘적극 가담 범죄행위자’로 적시한 것을 독소조항이라고 본다. 때문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거부권 행사 건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은 위헌적 요소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직전 발의됐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같이 대법원장 등이 추천권을 갖는 제3자 추천 방식을 담은 특검법을 야당에 역제안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한 대행이 현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하는 한편, 수사 대상이 여당 전반을 겨냥하고 있는 이번 김 여사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없앨 수 있다고 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바로 직전(세 번째)의 특검법 정도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현재 범죄혐의 15개에다가 제3자 특검이 아니라 야당이 전부 특검을 추천하게 돼 있지 않나. 그것을 다시 바로 직전으로 돌리면 서로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 내에서 제3자 추천권 등 독소조항을 뺀 특검법이 논의되는 점에 대해 실제로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발의한 후에야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로 독소조항을 제외한 새로운 특검법을 내놓는다는 가정의 문법만 1년 가까이 내놓고 있다"면서 "의혹을 증폭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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