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인 순매수 종목 4위서 '껑충'
테슬라는 3위…147억달러 순유입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인공지능(AI) 슈퍼스타' 엔비디아로 나타났다. 매수 규모만 43조원을 웃돈다. AI 시대 개막으로 산업 지형도가 급속히 재편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반다 리서치를 인용해 올해 뉴욕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엔비디아 순매수 금액은 지난 17일 기준 총 298억달러(약 43조5000억원)로 전체 종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엔 114억달러를 끌어모으며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4위였지만, 1년 만에 자금 유입 규모가 급증하며 순위가 3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개인투자자 순매수 대금이 9배나 불어났다.
엔비디아는 올해 개인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SPY 상장지수펀드(ETF)'(153억달러)와 비교해도 개미들의 자금 유입 규모가 두 배가량 많았다. SPY ETF는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이어 2023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였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해는 개인 순매수 금액 147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나스닥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와 반도체 기업 AMD는 각각 98억달러를 기록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4~5위로 집계됐다.
반다 리서치의 마르코 이아키니 수석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인상적인 가격 상승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인기를 독차지한 유일한 주식으로 드러났다"며 "실적만으로도 충분하며 다른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50달러 안팎에서 지난 24일 종가 기준 140.22달러로 1년 동안 180% 급등했다. 지난달 8일부터는 인텔을 밀어내고 다우지수에 공식 편입됐다.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초 5.5%에서 현재 10%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반다 리서치는 추산했다.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3위 종목인 테슬라의 주가도 올 들어 86% 뛰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등으로 지난 4월 140달러대까지 하락했으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하면서 지난달 5일 대선 이후에만 주가가 84% 치솟았다.
미국 투자은행(IB)들은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더욱 높여잡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이 2025년 가장 큰 화제를 모을 것이라며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 반도체주 가운데 '최선호주'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주당 166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20% 높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블랙웰에 대해 큰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중 일부는 과장됐고, 일부는 단기적으로 불안감을 초래하나 장기적으로는 중요하지 않다"며 "블랙웰이 내년 하반기 매출의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고 엔비디아 주가에 상당한 상승세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