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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에 적극적인 글로벌 금융사…韓 은행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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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100% 달성
KPI 목표 제시하자
日 MUFG 남성 육아휴직 비율 98%
국내 5대 시중은행
기본 제도는 있지만 장려 유도하는 제도 없어
"가정친화 문화가 확립되는 것이 선결과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관리자와 동료의 부정적 인식 등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유연근무제 등 기본적인 제도가 도입됐지만,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제도 등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사 일-가정 양립제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우리 정부에서 일-가정 양립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 중이지만 실제 이용률이 높지 않아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평균 소득의 100%를 보장하는 남녀 합산 육아휴직 기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8위에 올랐지만 실제로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데이터를 공개한 23개국 중 19위에 머물 정도로 사용률은 낮다.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동료의 업무과중에 부담을 느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직장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고용노동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휴직제도 미이용 이유 1위는 동료 및 관리자 업무 과중이 꼽혔다. 뒤이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와 문화라고 답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보다 저출산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 등 타국의 금융사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으나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제도 마련을 거쳐 일-가정 양립 제도가 잘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유연근무제 자체를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자녀를 둔 직원이 원격·단축근무 등 육아기 유연근무를 이용할 때 주변 눈치를 보지 않도록 유연근무를 전사 직원에 확대 적용했다. 독일 도이치방크는 일반 직원에 최대 2일의 원격근무를 허가했다. 초과근무시간을 적립해 추후 휴직이나 근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육아휴직 등 부모직원이 동료에게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변 직원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교육도 실시했다. 일본 MSI(미쓰이 스미토모 해상화재 보험)는 육아휴직자가 있는 부서에 인당 최대 10만엔(약 94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일본 미즈호 은행의 경우 관리직을 대상으로 육아 양립에 대한 이해도 제고 교육을 실시한다.


글로벌 금융사는 성역할 고정관념 때문에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워하는 남성 직원의 특수상황을 고려해 제도 사용 의무를 높이거나 이용사례를 공유해 양성 육아 분담 분위기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총자산 기준 세계 9위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일본 MUFG(미쓰비시UFJ파이낸스그룹)는 남성 육아휴직 100% 달성을 핵심성과지표(KPI) 목표로 하고 휴직 활용 여부를 관리자 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2019년부터 도입된 ‘10+10’ 제도인데, 2세 미만 자녀를 둔 남성 직원이 10영업일의 단기 유급 육아휴직과 10영업일의 유급 연차휴가를 쓰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MUFG은행의 남성육아휴직 사용률은 83%이며 2022년의 경우 9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가정 양립에 적극적인 글로벌 금융사…韓 은행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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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기간을 다양하게 분할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휴직 중 파트타임 근무도 허용하는 금융사도 있다. 스웨덴 스웨드뱅크는 육아휴직을 시간단위로 분할 사용할 수 있으며 일본 MSIG는 휴직자가 육아휴직 중에도 재택근무 방식으로 회사에 임시 취업할 수 있게 허가한다. 직원이 복귀했을 때 빠르게 회사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보육 시설을 마련하고 대외 보육서비스도 연계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해주기도 한다. 독일 DZ뱅크는 예상치 못한 돌봄공백에 대처할 수 있게 최대 10일간 긴급 돌봄시설 및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근로시간 단축제도 도입과 직장 내 어린이집 마련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 도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 제도만 갖추고 이를 장려하는 제도는 5대 은행 모두 없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육아휴직 기간을 2회로 분할할 수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을 시행한다. 만 7세 미만 또는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를 둔 직원은 퇴직 이전 인사평가이력을 인정하는 등 육아퇴직 만 2년 6개월 후 신규 경력직원으로 재채용하는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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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사내 마련된 제도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가정친화 문화’가 확립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이를 위해 회사에선 자녀를 둔 직원을 위한 양립제도를 마련하는 노력뿐 아니라, 관리자-동료의 인식개선과 휴직자 발생으로 인한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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