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4일 "최근 수출의 역풍이 더해지고 내수의 회복력은 제한되는 환경이 강화되고 있어 2025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전년비 1.9%에서 1.8%로 하향 수정한다"고 밝혔다.
수출은 고점을 지나 둔화하는 흐름이 이미 관찰되고 있다. 11월 수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월말 폭설과 풍랑 등 악천후, 월초 주요 차 부품업체 파업의 영향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주요 품목의 수출액 증가율이 대체로 느려지거나 절대 금액이 서서히 감소하는 흐름을 볼 수 있다.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은 내년 수출의 하방 리스크다. 보듯 선거가 있었던 11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전월보다 660% 급등해 2019년 수준으로 높아졌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매길 것으로 언급한 바 있는데 이에 나흘 만에 캐나다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을 방문해 설득하고 국경 통제 강화를 약속하는 일이 있었다.
한국은 아직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없지만, 향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에도 관세 채찍이 나올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후 협상 내용에 따라 영향의 정도가 달라지겠으나, 국내 수출에는 상당한 불안 요인이다.
낮은 기저를 바탕으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 등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나 모멘텀이 충분하지 않다.
아직 고용이 약한 가운데, 최근 높아진 환율 레벨로 교역조건이 약화한 점은 내수의 반등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국내의 수요 압력도 약해서 소비자 물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1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역시 전월 대비 -0.3%, 전년동기비 1.5%로 예상치를 하회하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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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한 달러화의 반대급부로 높아진 달러·원 환율 수준은 한국의 교역조건에 불리하게 작용해 내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서는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가 0.1%가량 높아지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물가 상승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 과정 이면에 국내 실질 소득에서의 손실이 있다는 점은 반갑지 않은 요인이다. 권희진·김세영 연구원은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이미 부진한 상황에서,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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