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인텔 CEO 사임…주가 0.5% ↓
11월 제조업 경기는 위축 지속
고용지표 주목…6일 비농업 신규 고용 공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2월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대거 공개될 고용 지표를 대기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8.65포인트(0.29%) 내린 4만478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4.77포인트(0.24%) 오른 6047.1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5.78포인트(0.97%) 상승한 1만9403.95에 거래를 마쳐 각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인텔이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사임 발표 후 0.5% 내렸다. 겔싱어 전 CEO는 2021년 '반도체 제왕' 재건을 노리는 인텔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인공지능(AI) 열풍에서 뒤처지고 실적이 악화하는 등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이사회에 의해 사실상 경질됐다. 테슬라는 로스 MKM이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3.46% 상승했다. 이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단짝)'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의 가까운 관계가 향후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회계 조작 여부를 조사한 특별 위원회가 부정 행위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고, 회사가 새로운 회계 책임자를 선임하면서 28.68% 치솟았다.
지난달 뉴욕증시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7.5%, S&P500지수는 5.7% 뛰어 올해 월간 상승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0% 넘게 올랐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도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공약에 11월에만 38% 치솟았다. 뉴욕증시가 올 들어 강세를 보인 만큼 시장에서는 12월에도 훈풍이 이어질 것이란 '산타랠리'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인프라캡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증시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폭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친기업적인 새 행정부에서 상승세를 예상했지만 이제 단순한 메시지가 아닌 정책에 대한 세부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S&P500지수가 연말 62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 제조업 지표는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을 기록했다. 전월(48.5)과 전문가 전망치(48.8)를 모두 웃돌았으나, 제조업 경기는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제조업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뜻한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고용 지표로 쏠릴 전망이다. 미 노동부가 오는 6일 공개할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시장에서는 비농업 신규 고용이 블룸버그 전망치 기준 20만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한다. 두 차례의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 영향으로 지난 10월에는 1만2000건 증가하는 데 그쳤었다. 다만 9월 비농업 고용이 22만3000건 늘어난 것에 비춰 보면 큰 폭의 증가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다른 고용 지표도 연이어 나온다. 3일에는 미 노동부의 10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4일에는 ADP의 11월 비농업 민간 고용, 오는 5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속속 공개된다.
이 같은 고용 지표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4.7%,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25.3%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경기 위축 소식에 스몰컷(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이날 오전 60%대에서 상승했다.
4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공개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과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이번 주 예정됐다. 투자자들은 Fed 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현재 경기 진단과 전망,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채 금리는 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과 거의 같은 4.1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4.18% 선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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