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발표에 주가 급락
신기록 제조기 '어도어의 뉴진스' 역사 속으로
전속계약 해지 두고 상반된 입장…법적 분쟁 예상
하이브 주가가 10거래일 만에 20만원이 붕괴했다.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29일 오전 9시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72%(9600원) 하락한 19만3900원에 거래 중이다. 하이브 주가가 20만원 아래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15일(장중 최저 19만7500원) 이후 처음이다. 하이브 주가는 개장 직후 19만원 선이 뚫리며 18만93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전날 뉴진스 멤버 5명 전원은 서울 삼성역 인근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자정부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속사인 어도어가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계속된 요청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계약 해지의 이유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은 것이다. 귀책사유는 어도어와 하이브측에 있기 때문에 위약금은 지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속계약 해지로 '뉴진스'라는 이름은 더 쓰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예정된 광고와 스케줄은 소화할 예정이며 향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측은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전속계약해지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향후 일정도 어도어와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2022년 7월 22일 데뷔한 뉴진스는 단기간에 K팝 신기록을 써내려간 걸그룹이다. 역대 K팝 그룹을 통틀어 데뷔 후 최단기간에 미국 '빌보드 200' 정상을 밟았고 최단 기간으로 스포티파이 합산 누적 10억 스트리밍을 달성해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 동시에 세 곡 이상을 올려놓은 K-팝 걸그룹도 뉴진스가 처음이었다. 이 밖에도 일본 오리콘 차트 역사상 해외 여성 아티스트 최단기간 1억 스트리밍 기록 달성, 해외 아티스트 중 데뷔 후 최단기간인 1년 11개월 만에 도쿄돔 입성 등 기록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국내 인기도 두터웠다. 지난해 갤럽이 조사한 '2023년을 빛낸 가수'에서 임영웅과 함께 1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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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징성을 가진 명실상부 국내 대표 걸그룹이었던 '어도어의 뉴진스'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앞으로는 어떤 회사와 함께할지, 어떤 이름을 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 선언으로 어도어와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희진 전 대표와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돼 있는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각에서는 위약금이 수천억대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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