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를 폭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집단안보이사회(CSC)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타격할 목표물을 선정하고 있다"며 "군사 시설이나 방위산업 시설,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지는 않았으나 대통령실이나 국방부나 군 지휘부 시설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들은 방공망 덕분에 심각한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으로는 신형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는 게 러시아 측 주장이다. 그는 "지난 이틀 동안 우크라이나에 100개의 다양한 유형의 시스템, 미사일과 466대의 드론을 이용해 포괄적인 공격을 했다"며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는 반드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오레시니크와 같은 무기로 키이우 의사결정기지를 공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우리의 중요 시설을 공격하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레시니크의 위력에 대해서는 "중앙에 있는 모든 것이 재로 변한다. 3~4층 깊이 지하에 있는 시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시설도 타격한다"며 "타격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에이태큼스(ATACMS), 영국산 스톰 섀도(프랑스명 스칼프) 미사일로 각각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자 지난 21일 이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에 나섰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의 를 소개하며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에 도달해 서방의 미사일 방어를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말했었다.
같은날 러시아 국방부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러시아 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주의 수미에 위치한 에이태큼스 발사대 5대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토카리 마을 인근에서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2대와 이동식 적재 차량 1대를, 말리 보브리크 마을에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3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공습으로 발사대 관련 병력 최대 30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CSTO 회의에서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대해 미국 에이태큼스에 대응하는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영국의 스톰 섀도, 프랑스의 스칼프, 독일의 타우루스에 대응하는 러시아 공중 발사 미사일은 X-101이라면서 러시아산 미사일이 서방 미사일과 위력은 비슷하지만 사거리가 더 길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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