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부사장,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 주도
실적 부진 화학군은 대표이사 13명 중 10명 교체
롯데그룹 3세이자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28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으로 롯데그룹은 본격적으로 오너가 3세를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신 부사장은 앞으로 롯데그룹의 신사업과 핵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계획이다.
신유열 부사장 승진…경영 전면
롯데그룹은 이날 단행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전무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일 년 만에 부사장에 올라 롯데그룹의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신 부사장은 1986년생으로 일본 게이오대 환경정보학 학위를 받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는 MBA를 취득했다. 2020년 일본 롯데 영업부장으로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했으며 2022년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도쿄지사와 롯데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혁신실 미래성장 태스크포스(TF)에 몸을 담았다. 지난해 일본 롯데에서는 롯데부동산 주식회사 대표이사, 파이낸셜 주식회사 대표이사,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장 자리에 올랐다. 한국 롯데에서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와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롯데 그룹 측은 "신 부사장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학군 CEO 10명 중 8명 교체 …대폭 물갈이
이날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만큼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롯데그룹의 양 날개 중 한 축인 화학군은 대표 13명 10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롯데 화학군의 총괄대표로는 사장으로 승진한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가 맡는다. 이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작업을 맡는다.
롯데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은 용퇴한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인수합병(M&A)과 화학 군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놓이며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 외에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5조2000억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등을 이런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황민재 롯데화학군HQ 기술전략본부장(CTO)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정승원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함으로써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끈다.
롯데호텔 대표 3명도 전원 물갈이…유통·식품은 유임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에서다. 호텔롯데 대표이사에는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위탁 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호텔뿐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고,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그룹의 식품, 유통 계열사 대표인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유임됐다. 롯데그룹은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비상 경영 돌입 후 지속적인 경영체질 개선과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 임원인사는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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