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보다 병력 문제 시급"…우크라는 난색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징집 연령을 18세로 낮추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에서 버틸 수 있도록 최소 징집 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러시아가 군인을 확대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의 손실을 대체할 만큼 충분한 군인을 동원하거나,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이끌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 이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는 북한군을 투입하는 등 진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맞서 최근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대인지뢰를 제공했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 560억달러(약 78조원) 이상을 지원했는데,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에 수십억달러를 더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 1월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무기 지원만으로는 전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유럽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의 병력 부족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약 16만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미국은 이를 최소 수준으로 본다.
우크라이나는 인구 문제를 우려해 현재로서는 25세 이하로 징집 연령을 하향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서 "추측하지 말라. 우리는 동원 연령을 낮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우크라이나는 징집 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브래들리 보우먼 민주주의 방위 재단 군사 및 정치권력센터 수석 이사는 "우크라이나의 심각한 인력 부족에 쉬운 해답은 없지만, 징집 연령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의 침략을 오래 견뎌낸 우크라이나 정부와 사회에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육군 중장 출신의 키스 켈로그를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지명하며 전쟁 조기 종식 의지를 내비쳤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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