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압승하며 내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한다. 트럼프는 이전보다 강력한 정책 기조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피즘’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재집권은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벌써부터 세계 각국의 우려와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내각구성 속도전
트럼프는 당선 직후 내각 구성부터 속도전을 펼쳤다. 특히, 이번 인사는 충성도를 기준으로 젊고 파격적인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초기에 혼란을 겪었던 1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새롭게 지명된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후보자는 관세 정책에 있어 점진적 접근을 주장했던 인물로, 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27일 SNS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취임 첫날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발표를 하면서 글로벌 시장은 다시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관세 무기화 시동
트럼프는 관세를 ‘무기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멕시코와 캐나다의 마약 유입 문제와 불법 이민 단속 실패를 이유로 강력한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도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를 더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펜타닐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멕시코와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주요국들의 경제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중국과 독일 등 주요 경제 대국들 역시 성장 둔화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내수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 지방정부 부채 문제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독일은 유럽의 주축 경제국임에도 ‘유럽의 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발빠른 금리 인하 행보 속에 경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용시장 안정과 적절한 임금 상승률, 그리고 강력한 성장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가상자산 대통령'
한편 트럼프의 재집권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며 한때 10만 달러에 육박했으나, 단기적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계획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는 가상자산 차르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시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전 세계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과 무역 장벽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본격화될 ‘트럼프 스톰’이 전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그리고 이를 글로벌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세계 각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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