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경제사령탑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해셋 전 위원장이 차기 NEC 위원장에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EC 위원장은 백악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세금, 무역, 재정지출 등 경제 정책결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통령에게 경제정책 방향을 조언하고 정책 어젠다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보수 경제학자인 해셋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 싱크탱크인 CEA를 이끌었다. 감세, 규제완화가 경제성장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법인세율 등을 낮춘 2017년 감세법안을 설계하고 추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2019년 CEA 위원장직을 떠난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경제대책 마련에 기여했다. 한때 트럼프 참모들에게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도 추천됐다. 현재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특별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해셋 전 위원장이 NEC 위원장에 발탁될 경우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대규모 관세, 감세, 규제완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는 지난 8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트럼프)가 하려는 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부과받는 관세와 동일하게 미국의 관세를 즉각 조정하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상호주의적 관세 구상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이 밖에 다른 NEC 위원장 후보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골드만삭스 출신의 짐 도너번,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등이 꼽힌다. WSJ는 이 가운에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와 나바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동안 무역 통상 의제 설계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라고 주목했다. 다만 이 매체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한때 '무역차르'로 고려됐으나 2기 행정부에 포함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다른 역할에 관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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