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FTA 타결 목표로 협력 강화
국방·에너지·공급망 '맞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통해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2019년 이후 5년 만에 협상이 재개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내년까지 타결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가 이날 오전 회담을 통해 내년 한-말레이시아 수교 65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통해 호혜적 파트너십을 쌓고 무역·인프라 투자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방·방위산업,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핵심 광물, 공급망 등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양국 간 협력이 교역 투자, 인적 교류를 넘어 국방, 방산 그리고 그린수소, 핵심 광물을 비롯한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돼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동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점증하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양국 간 연대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이를 통해 포괄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저희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방산·방위·국방·안보·경제와 다른 글로벌 이슈들이 있고, 나아가 새롭게 저희가 다룰 수 있는 것으로는 인공지능(AI)·디지털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와르 총리는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 페낭 대교를 설립했고, 저 또한 페낭 출신"이라며 "한국 기업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건축했고, 초고층 건물인 메르데카118 건축에도 기여하며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 정상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정무·안보 ▲경제 ▲문화·교육·관광 ▲지역·국제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내년까지 양국의 FTA 협상 타결을 목표로 기존 협상 중이던 상품 분과에 서비스, 투자, 디지털, 바이오, 그린 등 분과를 추가해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FTA로 업그레이드해 추진할 방침이다.
국방·방산 협력도 강화한다. 윤 대통령은 내년 말레이시아가 추진할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우리 기업 참여에 대한 관심을 적극 요청했다. 양국 국방당국 간 교류 확대와 해양안보·치안 분야 협력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에너지·기후변화 대응에도 함께 나선다. 그간 액화천연가스(LNG)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의 범주를 재생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장하기로 했다. 청정에너지원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 산업을 집중 육성 중인 양국은 그린수소 생산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과 러·북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한 단합된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탄도미사일 기술 이용을 함께 규탄하고 추가적 도발과 불법 행위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나라의 3위 교역대상국이자 4위 투자대상국"이라며 "우리나라는 올해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수립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본격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의 방한은 2022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이뤄지는 말레이시아 총리의 방한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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